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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현직 첫 부산영화제 참석 “지원하되 불간섭 원칙 살릴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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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한국 사회의 여성 문제를 소재로 한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를 관람했다. 문 대통령이 영화 관람 뒤 출연 배우인 공효진(왼쪽)·엄지원씨와 대화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영화를 관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상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한국 사회의 여성 문제를 소재로 한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를 관람했다. 문 대통령이 영화 관람 뒤 출연 배우인 공효진(왼쪽)·엄지원씨와 대화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영화를 관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상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몇 년간 부산국제영화제가 ‘좌파 영화제다’ 해서 정치적으로 영화제 지원을 빌미로 정부가, 부산시가 간섭했다”며 “초기처럼 정부도, 시도 힘껏 지원하되 운영은 영화인에게 맡기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살리겠다”고 말했다.

싱글맘 다룬 초청작 ‘미씽’ 관람도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해운대 일대에서 영화 전공 학생들과 오찬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우리 정부에서는 다시 부산국제영화제를 과거의 위상으로 되살리겠다는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영화제가) 성장한 배경을 생각하면 정부도, 부산시도 적극적으로 영화제를 지원하더라도 철저히 간섭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계기로는 아예 영화제 자체가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국고 지원금이 반 토막 나고, 이런 상황이 되면서 영화제가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2014년 영화제 당시 서병수 부산시장 측이 세월호 구조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을 반대하면서 영화제 측과 겪은 갈등을 언급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2~3년 동안 정부 간섭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영화제를 정상화하고, 또 정부가 지원하고 발전시키겠다는 의지에서 문 대통령이 부산국제영화제 방문을 강하게 희망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강수연 집행위원장 등 영화제 관계자들과 만나서도 “근래에 와서 여러 가지 정치적 영향 탓에 부산국제영화제가 많이 위축됐다고 해 아주 가슴 아팠다”며 “정부가 이런저런 개입을 하면서 거꾸로 영화제가 더 위축되는 그런 현상이 생겼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께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저는 거기에 더해서 지원을 최대한 하되 역시 간섭하지 않는다, 영화제 운영을 전적으로 영화인들 자율과 독립에 맡기겠다는 약속까지 함께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센텀시티 8층 롯데시네마에서에서 영화제 초청작인 ‘미씽:사라진 여자’도 관람했다. 현직 대통령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 영화를 관람한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미씽’은 이혼 후 육아와 생계를 홀로 책임지던 워킹맘이 조선족 보모와 함께 사라진 딸의 행방을 찾는 영화다. 워킹맘 문제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정 등 사회적 약자와 의료제도, 복지 문제 등을 다뤘다. 부산 영화계의 추천을 받아 이날 문 대통령의 관람작으로 선정됐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영화 관람 뒤 관객과의 대화에서 “고용인과 피고용인이기도 하고, 가해자와 피해자이기도 한 두 여성이 똑같은 처지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사라진 여자’라는 제목도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아주 소외되고 있다, 여성들의 목소리가 사라졌다는 이중적 의미와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것 같다”고 관람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은 취임 후 이번이 세 번째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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