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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고도 EMP 공격도 위험…다양한 형태의 북한 핵공격 예상

중앙일보

입력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의 역할 제고 방안’보고서엔 북한이 다양한 형태의 핵 공격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 도심을 향해 핵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 이외 ^고고도 EMP(Electromagnetic Pulse, 전자기펄스) 공격 ^군사 표적 공격 ^방사능 물질 살포 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북한이 선택할 가능성이 가장 큰 핵공격의 형태는 고고도 EMP 공격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EMP는 핵무기 폭발 때 발생하는 강력한 전자기파로 지상의 전자기기 내부 회로를 태우는 공격 방법이다. 북한은 핵탄두를 단 스커드미사일을 고도 60㎞ 상공에서 터뜨릴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다.

고고도 EMP 공격이 일어날 경우 직접적인 인명피해는 없다. 다만 전력시설에 화재가 일어나고 병원 장비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간접적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금융·행정·교통 시설망이 파괴되거나 고장나면서 국가 기능이 마비에 이른다.

북한은 군사분계선(MDL) 이북 지역에서 핵실험을 가장해서 고고도 EMP 공격을 시도할 가능성도 제시된다. 그 경우 북한의 인프라가 집중한 평양엔 별 피해가 없지만 한국의 수도권과 대전 일대까지는 큰 타격을 받는다. 한반도 북부보단 남부가 상대적으로 지구 자기장이 약해 EMP 확산이 더 잘 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또 군사 기지·시설(군사 표적)을 대상으로 한 전술 핵무기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상에 노출된 인원과 장비는 대부분 사망 또는 파괴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공군기지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다만 기동군단과 같이 기갑차량으로 방호가 되며 이동이 가능한 부대는 피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고 한다.

북한이 플루토늄(Pu)이나 세슘(Ce)과 같은 방사능 물질을 공중이나 지상에 대량으로 살포하는 공격을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서울 중심부에 다량의 핵물질을 뿌릴 경우 한 달 이내 사망자는 수만 명, 부상자는 수십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방사능 물질 공격에 대한 갖가지 유언비어나 가짜 뉴스가 함께 퍼져나가면서 민심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방사능 물질의 출처가 확인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보고서는 방사능 물질 살포가 “북한의 입장에서는 사용 문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핵 공격 형태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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