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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노벨상 적중률 14% ‘노벨 클래스’ 학자 … 한국에선 유룡·박남규 교수 2명 명단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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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노벨상 수상에 근접한 한국인 과학자들은 누구일까. 노벨상을 받기 위해서는 절차에 따라 우선 추천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노벨상 후보로 추천받은 사람들이 당연히 유력한 노벨상 후보군에 오른다. 한국 내에서 아무리 지명도가 높은 과학자라 할지라도 노벨위원회가 선정한 추천인의 추천을 받지 못하면 노벨상을 받을 가능성이 없다.

세계적 정보분석 기관이 매년 발표 #14년간 뽑은 194명 중 27명 수상 #김필립·임지순·현택환·김빛내리 … #국내 학계서 손꼽는 유력 후보들

누가 노벨상 후보로 추천을 받았는지 공식적으로 알 길은 없다. 추천을 한 사람도, 받은 사람도 비밀 유지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이라 학계에서도 추천자와 피추천자에 대한 소문이 알음알음으로 퍼지게 마련이다. 학계에서도 이런 점이 궁금했다.

유룡 KAIST 교수

유룡 KAIST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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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구재단은 지난해 노벨 과학상과 관련한 국내 핵심 연구자 700여 명을 대상으로 노벨 과학상에 근접한 한국 연구자들을 추천받았다. 물리학 분야에서는 김필립(49) 하버드대 물리학과 교수, 임지순(66) 포스텍(포항공대) 물리학과 교수가 추천받았다. 화학 분야에서는 유룡(62) KAIST 화학과 교수 겸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연구단장, 현택환(53)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겸 IBS 나노입자연구단장, 김기문(63) 포스텍 교수 겸 IBS 복잡계자기조립연구단장이 꼽혔다. 또 생리·의학 분야에서는 김빛내리(48) 서울대 교수 겸 IBS RNA연구단장, 김진수(52) 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 이장철 미국 잭슨지놈의학연구소 교수 등이 노벨상 후보로 추천받았다. 학계에 따르면 이들 중 절반 이상이 노벨상 후보 추천을 받았으며, 이들 외에도 추천을 받은 한국 과학자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노벨상 수상자 발표 보름 전인 9월 정보분석 서비스 기관인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옛 톰슨로이터)에서 발표하는 ‘피인용 우수 연구자’도 유력한 노벨상 후보군이다. 각 분야 학자들의 논문에 가장 많이 인용된 연구논문 최상위 그룹에 속한 사람들이다. 이 기관은 2002년부터 14년간 매년 국제 학술정보 데이터베이스인 ‘웹 오브 사이언스’ 자료를 분석해 노벨상 수상이 유력한 소위 ‘노벨 클래스’ 학자들을 꼽아 왔다. 실제로 이 기관이 지금껏 예상한 과학 분야 노벨상 후보는 총 194명인데 이 중 27명이 노벨상을 수상해 적중률이 14%에 이른다.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

한국에서는 그간 유룡 교수가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의 명단에 올랐으며, 올해는 박남규(57)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가 세계 21명의 우수연구자와 함께 한국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이름을 올랐다. 박 교수는 2012년 효율과 안정성이 높아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연구로 세계적 권위자로 떠오른 인물이다.

김선영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노벨상을 받으려면 젊은 과학자에 대한 우선적이고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우리나라에서는 그간 출중한 인물을 데려와 범인(凡人)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아쉬워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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