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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황폐'…각 호텔 유명 '쇼' 재개 중

미주중앙

입력

3일 경찰이 만달레이베이 호텔 주위를 폐쇄하고 있는 가운데 숨진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사우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중앙분리대에 놓인 화환들. 이날 오후 6시 사우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통행이 재개됐다. 이우수 기자

3일 경찰이 만달레이베이 호텔 주위를 폐쇄하고 있는 가운데 숨진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사우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중앙분리대에 놓인 화환들. 이날 오후 6시 사우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통행이 재개됐다. 이우수 기자

만달레이베이 호텔 로비는 3일 경찰과 FBI의 강력한 통제가 지속되고 있다. 텅빈 호텔 입구의 전경. 이우수 기자

만달레이베이 호텔 로비는 3일 경찰과 FBI의 강력한 통제가 지속되고 있다. 텅빈 호텔 입구의 전경. 이우수 기자

최악 참사 이후 라스베이거스는
사람·차 보안검색 강화

3일 오후 충격에 휩싸인 사우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3마일 구간을 걸었다.

자유분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매력이던 사우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은 적막하고 황폐한 분위기로 변했다.

지난 2일까지 전면 폐지됐던 각 호텔의 유명 '쇼'들은 3일부터 조금씩 재개되는 모습이다. 공연 티켓 판매원 토마스는 "보통 라스베이거스에는 하루에 90개 쇼가 열리곤 한다"며 "총기 난사 사건으로 잠시 주춤했던 공연들이 오늘부터 속속 재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쇼 티켓 판매는 예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며 "이번 사건으로 관광객들이 당분간 공연문화를 기피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각 호텔들은 출입하는 차량과 투숙객들을 상대로 철저한 보안검색을 하고 있다. 사우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선상에 위치한 특급 호텔 앞에는 순찰차가 투입돼 출입하는 모든 차량에 대해 삼엄한 짐 검사를 하고 있다.

관광객이 감소한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관광객의 느낌도 다양했다.

추석 연휴를 맞아 수원에서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한 박서진씨 가족은 "가족과 함께 연휴를 보내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를 찾았다"며 "업무 차 라스베이거스를 자주 찾는 편인데 이렇게 인적이 드문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시카고에서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피터 장씨는 "사건 다음날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했다"며 "전체적으로 우울한 분위기지만 너무 북적이지 않아서 오히려 여행하는데 불편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한인 여행객은 총기난사 사건으로 추석 연휴를 망쳤다며 울상이다.

A씨는 "2일 LA에서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했는데 너무 썰렁하다. 호텔 안에서만 시간을 보내다 돌아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B씨는 "클럽을 가려고 옷도 다 사서 왔는데 영업을 중단했다. 대신 LA클럽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이나 타 지역에서 라스베이거스 방문 일정을 잡은 이들은 정보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4일 라스베이거스 도착 예정이라는 C씨는 "호텔에 취소 여부를 묻는 이메일을 보내도 답신이 없다. 항공권, 그랜드캐년 투어 일정을 예정대로 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D씨는 "지금 인천공항에서 라스베이거스로 간다. 출발 전에 걱정만 한가득"이라는 글을 올렸다. E씨는 "호텔에 취소 문의를 했는데 답이 없다"고 불만을 표했다.

사우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에는 0.5마일 구간마다 순찰차가 배치돼 왕복 전 구간에 대한 경계를 펼치고 있었으며 인도에도 일반 순찰 병력이 눈에 띄게 증가해 관광객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삼엄한 경계 만달레이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만달레이베이 호텔은 여전히 삼엄한 경계가 계속되고 있다.

3일 오후 5시 현재까지 만달레이베이 호텔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엑스칼리버 호텔에서 익스프레스 트램을 탑승하는 방법 외 없는 상태다. 트램에서 이어지는 카지노 객장은 사건의 충격을 전하듯 썰렁하고 냉랭한 기운만 맴돌고 있다.

호텔 종업원 린다는 "경찰 수사로 호텔 접근이 어려워지며 손님들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며 "다시 예전처럼 활기를 찾아야 하는 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로비에는 간혹 체크 아웃을 하는 손님이 보였으며 이들 주위에서는 보안요원의 감시가 계속됐다. 메인 로비 입구 앞은 일반인 통행 제지선이 둘러져 있었으며 조사당국의 삼엄한 경계가 이어지고 있었다.

네바다 핸더슨 경찰국 네이던 캘베노 경관은 "앞으로 최소 24시간 이상 호텔 인근에 일반인의 통행이 제한될 것"이라며 "네바다주 전 병력이 투입돼 사건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켈베노 경관은 이어 "범인이 총을 발포한 곳은 이 호텔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스위트룸으로 알고 있다"며 "FBI의 수사가 완료될 때까지 창문은 수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통제가 지속되고 있는 사우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선상에는 경관이 일렬로 걸으며 총알을 수거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범인, 방 안팎 감시카메라

총기 난사범 스티븐 패덕은 전망이 좋은 스위트룸을 빌리고 방 안팎에 감시 카메라까지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덕이 범행에 사용한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 32층 스위트룸은 스트립 지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을 갖췄다. 이 방은 분리된 침실과 바가 갖춰진 거실로 이뤄져 공간이 무척 넓다.

패덕은 이 호텔에서 약 400야드(약 365) 떨어진 야외 콘서트장에서 열린 컨트리 음악 축제를 지켜봤을 것으로 보인다. CNN 사법 분석가 아트 로딕은 "각각 전면과 코너의 창문이 깨진 것을 볼 수 있다"며 "이는 패덕이 두 개의 다른 각도에서 총기를 난사할 수 있었다는 것으로 모든 게 계획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특히 패덕은 경찰이 들이닥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방 안팎에 감시용 카메라까지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패덕은 스위트룸 밖 복도에 놓인 푸드서비스 카트와 방 안에 카메라를 설치해뒀던 것으로 밝혀졌다.

라스베이거스=이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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