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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 쓰다듬고 뽀뽀하고-신기한 동물원 '쥬쥬'

중앙일보

입력

 관람객의 상시출입이 가능한 '열린 동물원' 안의 꽃사슴은 당근을 주는 어린이를 졸졸 따라다녔다. 공작새는 껑충껑충 뛰어올라 관람객이 높게 들고 있는 당근을 낚아챘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온 어린 형제는 신기함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상기된 표정으로 먹이를 주며 조심스레 손을 뻗어 꽃사슴의 등을 쓰다듬었다.

열린동물원의 공작새가 관람객이 주는 먹이를 받아먹고 있다. 박종근 기자

열린동물원의 공작새가 관람객이 주는 먹이를 받아먹고 있다. 박종근 기자

지난 25일 관람객들이 꽃사슴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박종근 기자

지난 25일 관람객들이 꽃사슴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박종근 기자

문이 열리자 설가타 육지거북들이 앞다투어 우리 밖으로 뛰쳐나왔다. 우리 밖으로 나온 ‘느림보’ 거북은 생각보다 민첩한 동작으로 질경이를 골라 뜯어 먹었다. 사육사의 설명을 들으며 관람객들은 고구마 순을 거북에게 주며 딱딱한 등을 만져보기도 했다.

설가타육지거북이 관람객 손에 들린 고구마 잎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설가타육지거북이 관람객 손에 들린 고구마 잎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가타육지거북이 관람객이 주는 고구마순을 받아 먹고 있다. 박종근 기자

가타육지거북이 관람객이 주는 고구마순을 받아 먹고 있다. 박종근 기자

타조와 닮은 조류인 ‘에뮤’는 우리 밖으로 나오자 신이 난 듯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먼저 나온 거북을 만나서는 제자리에서 껑충껑충 뛰기도 했다. 찰칵찰칵 소리를 내는 카메라가 신기한 듯 가까이 다가왔을 때는 카메라를 든 손에 에뮤의 콧바람이 느껴졌다.

우리 밖으로 나온 에뮤가 먹이를 찾고 있다. 박종근 기자

우리 밖으로 나온 에뮤가 먹이를 찾고 있다. 박종근 기자

우리 밖으로 나온 에뮤가 카메라를 신기한듯 바라보고 있다. 박종근 기자

우리 밖으로 나온 에뮤가 카메라를 신기한듯 바라보고 있다. 박종근 기자

낙타과의 라마가 고구마 순을 입으로 받아 오물거리며 먹는 모습에 어린아이가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낙타과 초식동물 라마가 고구마 순을 먹고 있다. 박종근 기자

낙타과 초식동물 라마가 고구마 순을 먹고 있다. 박종근 기자

사육사와 함께 우리 밖으로 나온 알파카는 비슷하게 생긴 라마를 만나자 얼굴을 비비며 반가워했다. 알파카는 올해 4월 국내 동물원으로는 두 번째로 이곳에 도입됐는데, 성질이 온순하고 귀여운 외모로 어린이 관람객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알파카는 남아메리카 대륙 고원지대에서 서식하는 낙타과의 초식동물로 다 자라면 체중이 55~65kg, 머리를 포함한 길이는 120~ 230cm가 된다. 이곳의 알파카는 동물 청정국인 호주로부터 철저한 검역 과정을 통해 국내에 반입됐다.

관람객들이 알파카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박종근 기자

관람객들이 알파카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박종근 기자

카메라와 눈을 맞춘 알파카. 박종근 기자

카메라와 눈을 맞춘 알파카. 박종근 기자

턱수염 도마뱀은 임은지 사육사 품이 따뜻한지 지그시 눈을 감은 채 하품을 했다. 사육사 손에서 엄마 손으로 옮겨 오자 함께 온 아이는 용기를 내 가까이 다가와 몸을 쓰다듬기도 했다.

턱수염도마뱀이 사육사 품에 안긴채 우리 밖으로 나왔다. 박종근 기자

턱수염도마뱀이 사육사 품에 안긴채 우리 밖으로 나왔다. 박종근 기자

한 어린이가 엄마 손에 올려진 턱수염도마뱀을 만져보고 있다. 박종근 기자

한 어린이가 엄마 손에 올려진 턱수염도마뱀을 만져보고 있다. 박종근 기자

목줄을 하고 밖으로 나온 미어캣은 김미진 사육사가 먹이로 던져 준 생 닭고기를 야무지게 먹어치웠다. 관람객이 다가가자 등을 돌렸는데 이는 먹이를 뺏기 않으려는 행동이라고 사육사가 설명해 줬다.

사육사 품에 안긴 미어캣이 사육사의 콧구멍에 주둥이를 넣고 있다. 박종근 기자

사육사 품에 안긴 미어캣이 사육사의 콧구멍에 주둥이를 넣고 있다. 박종근 기자

미어캣이 닭고기를 먹는 모습을 어린이들이 지켜보고 있다. 박종근 기자

미어캣이 닭고기를 먹는 모습을 어린이들이 지켜보고 있다. 박종근 기자

미어캣은 경계를 설때 햇빛을 마주하고 선다고 한다. 박종근 기자

미어캣은 경계를 설때 햇빛을 마주하고 선다고 한다. 박종근 기자

노란색 알비노 버마 비단구렁이는 따뜻하게 데워진 철재 난간을 휘 감고는 꿈쩍도 않고 따뜻한 온기를 즐겼다.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뗀 듯한 어린 아이도 겁 없이 다가와 등을 쓰다듬는다.

어린이 관람객이 알비노 버마 비단구렁이를 만져보고 있다. 박종근 기자

어린이 관람객이 알비노 버마 비단구렁이를 만져보고 있다. 박종근 기자

한 어린이 관람객이 철재 난간을 감고 있는 알비노 버마 비단구렁이를 만져보고 있다. 박종근 기자

한 어린이 관람객이 철재 난간을 감고 있는 알비노 버마 비단구렁이를 만져보고 있다. 박종근 기자

지난 8월9일 탄생한 사막여우 '자두'와 '나무'는 아직 격리된 공간에서 극진한 보살핌을 받고 있었다. 이들을 돌보고 있는 사육사 김미진씨는 추석 다음날인 5일 관람객에게 첫 인사를 시킬 계획이라고 귀뜸해 줬다. '자두'와 '나무' 이전에도 2014년 3마리, 2015년 1마리 등 총 6마리가 이곳에서 태어나 현재 10마리의 사막여우가 생활하고 있다. 사막여우는 사이테스(멸종위기의 동·식물 교역에 관한 국제협약)2급의 멸종위기종이다.

지난 8월9일 태어난 사막여우 새끼. 박종근 기자

지난 8월9일 태어난 사막여우 새끼. 박종근 기자

지난 8월9일 태어난 사막여우 새끼가 사육사 김미진씨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박종근 기자

지난 8월9일 태어난 사막여우 새끼가 사육사 김미진씨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박종근 기자

서울 홍은동에서 온 위선옥씨가 앵무새를 팔 위에 올려놓고 있다. 박종근 기자

서울 홍은동에서 온 위선옥씨가 앵무새를 팔 위에 올려놓고 있다. 박종근 기자

홍은동에서 아이와 함께 온 위선옥 씨는 앵무새를 팔 위에 올려놓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위 씨는 “다른 동물원에도 다 가봤지만 이렇게 가까이 다가가서 볼 수 있고, 직접 만져보고 먹이를 주는 등 체험까지 할 수 있는 곳은 여기 밖에 없다”며, “집에서 가깝기도 하고 아이에게 너무 좋은 것 같아 벌써 세 번째 방문이다”고 말했다.

다양한 묘기를 선보인 잔점박이물범은 공연 말미에 윤준영 사육사에게 다가가 뽀뽀를 했다. 물범 숨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가까이에서 이를 지켜보던 관람객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1살이던 2003년 보르네오에서 이곳으로 시집 온 오랑우탄 ‘오랑이’는 22개월 된 딸 주랑이와 함께 관람객을 맞았다. 홍도정 사육사의 말을 대부분 알아듣는 것처럼 보이는 오랑이는 나무에서 내려와 관람객이 건네주는 잣을 받아 먹고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관람객과 만남을 마친 오랑이는 사육사의 손을 잡고 직립보행을 하며 우리로 돌아갔다.

수컷간의 우두머리 경쟁으로 싸움이 잦아 아버지와 두 아들이 서로 분리된 우리에서 생활하는 캥거루는 사육사의 손을 부여잡은 채 좋아하는 쑥을 받아 먹었다.

오랑우탄 우랑이와 조랑이가 관람객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박종근 기자

오랑우탄 우랑이와 조랑이가 관람객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박종근 기자

오랑우탄 우랑이와 조랑이. 박종근 기자

오랑우탄 우랑이와 조랑이. 박종근 기자

지난 달 25일 경기도 고양시 관산동에 있는 ‘테마동물원 쥬쥬’의 모습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체험형 동물원으로 우리 안의 동물들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기존의 동물원과 달리 우리 밖으로 나온 동물들을 사육사의 설명을 들으며 관람객이 직접 먹이도 주고 만져 볼 수 있다.

야간 조명이 켜진 주주동물원 입구.[사진 주주동물원]

야간 조명이 켜진 주주동물원 입구.[사진 주주동물원]

2만5000제곱미터의 크지 않은 규모지만 파충류 100여 종을 비롯해 호랑이·사자 등 맹수는 물론 외계 동물로 묘사되곤 하는 낙타과 초식동물 알파카, ‘어린왕자’에 나오는 사막여우, 사육사의 말을 척척 알아듣는 오랑우탄 등 120여 종 1600 여 마리의 동물이 살고 있다.

동물을 주제로 한 뮤지컬 공연. [사진 주주동물원]

동물을 주제로 한 뮤지컬 공연. [사진 주주동물원]

동물을 주제로 한 애니멀뮤지컬과 난타, 비보잉 같은 눈과 귀가 즐거운 오감만족 공연이 월요일을 제외한 1년 내내 매일 2회씩 펼쳐지고, 동물원 입구 솔숲에서는 준비한 텐트를 설치하고 취사도 가능하다.

동물원 입구의 솔숲은 저녁이 되면 형형색색의 조명등이 불을 밝힌다. [사진 주주동물원]

동물원 입구의 솔숲은 저녁이 되면 형형색색의 조명등이 불을 밝힌다. [사진 주주동물원]

박기배 본부장은 “명실상부한 도심 속 쉼터로 시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야간에도 ‘빛축제’와 ‘별빛영화관’도 운영하고 있다”며, “365일 내내 낮과 밤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추석 연휴기간 특별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토끼와 거북이 경주. [사진 주주동물원]

추석 연휴기간 특별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토끼와 거북이 경주. [사진 주주동물원]

한편, 추석 연휴 기간인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가족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도 진행된다. 할아버지·할머니부터 손자까지 등 3대가 동반한 가족은 조부모 무료입장 혜택이 제공되고, 한복을 입은 방문객도 할인된 가격으로 입장할 수 있다. 또, 조류관 앞 놀이광장에서 투호, 널뛰기, 제기차기, 윷놀이 등 전통놀이가 상설로 운영되고,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도 열릴 예정이다.

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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