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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 문제 없다' 정부 발표에…여성단체 "성급한 발표"

중앙일보

입력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8일 생리대 휘발성유기화합물 1초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국내에서 판매되는 생리대는 안전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8일 생리대 휘발성유기화합물 1초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국내에서 판매되는 생리대는 안전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보건당국이 국내에서 판매되는 생리대와 어린이용 기저귀에 안정성 문제가 없다고 발표하자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여성단체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여성환경연대 이안소영 사무처장은 28일 "생리대 성분을 전수조사하지 않고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10종만 조사한 상태에서 '위해 우려가 없다'고 밝힌 것은 성급한 발표다"고 비판했다. 그는 "해외 보고서에 따르면 생리대에서 다이옥신·퓨린 등 발암물질도 검출될 수 있다. 젠더 전문가가 참여하는 전 성분 조사와 피해자 중심 역학조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8일 오전 청주시 흥덕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이동희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이 생리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1차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전 청주시 흥덕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이동희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이 생리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1차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8일 오전 충북 오송 본부에서 생리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1차 전수조사를 발표하며 "생리대에 존재하는 VOCs 10종의 인체 위해성을 평가한 결과 최대 검출량을 기준으로 해도 인체에 유해한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여성환경연대 장이정수 상임대표는 이날 식약처 발표에 대해 "'해프닝'으로 치부하고 다시 에전으로 아무 문제 없다는 듯 돌아가자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그건 우리 사회가 선택할 문제다"며 "제대로 된 연구와 논의는 이제야 시작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여성환경연대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등 여성·환경단체들과 함께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생리대 안전과 여성건강을 위한 공동행동 네트워크' 출범식을 열었다. 출범식 참가자들은 "여성들은 오랫동안 생리대로 인한 피부질환과 생리통 급증, 자궁내막증·다낭성증후군 등 크고 작은 질병을 앓았으나 늘 개인의 문제로 치부당했다. 10월에 예정된 국정감사에서 국회가 생리대 안전과 여성 건강을 위한 대책을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와 기업에 생리대 등 여성 월경용품의 안전 기준 및 규제 강화, 생리대 부작용 피해 여성 역학조사, 생리대 제조 및 유통 정보 공개,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식약처는 연말까지 이번 조사에서 빠진 VOCs 74종의 인체 위해성을 추가로 조사해 결과를 공개하고 농약과 기타 화학물질에 대해서는 내년 5월까지 검사를 완료하기로 했다. 또 생리대 사용자의 건강 이상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작용 사례를 수집하고 환경부·질병관리본부와 공동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한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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