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사령부의 은밀한 암호 "건강뉴스 시청하세요"

중앙일보

입력

이명박 정부 시절 만들어진 국군사이버사령부 530 심리전단의 지침 문건에서 군이 조직적으로 인터넷 뉴스와 커뮤니티 게시글 등에 댓글을 달아왔던 정황이 포착됐다.

26일 JTBC는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제공한 국군사이버사령부의 '심리전 대응활동 지침' 문건에 심리전 활동의 목적과 임무, 구체적인 활동 방식과 신분이나 장소 위장방법 등이 나와 있다고 보도했다.

문건에 따르면 요원들의 근거지는 포털사이트의 비공개 카페로 보안을 위해 6개월에 한 번은 변경하도록 했다. 또 임무는 작전용 스마트폰을 통해 전파했는데, 엉뚱한 전화번호가 뜨게 해 진짜 연락처는 공개되지 않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JTBC 뉴스룸 캡처]

[사진 JTBC 뉴스룸 캡처]

작전용 스마트폰을 통해 요원은 "건강뉴스 시청하세요"라는 암호를 받으면 "건강뉴스"라고 답해야 한다. 이는 비공개 카페에서 임무를 확인하고 수행하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밖에 "별이 적립됐습니다" 등의 암호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JTBC 뉴스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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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활동 후에는 비공개 카페에 활동내용을 보고한다. 1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2번은 블로그, 3번은 기사 댓글로서 '2번 15'라고 보고한다면 "블로그에 15건 글을 올렸다"는 뜻이 된다.

[사진 JTBC 뉴스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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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문건은 동일하지 않은 아이디를 사용해 글을 올리며 일주일 단위로 활동 내용을 삭제하고, 위치가 알려질 수 있는 와이파이 사용은 지양하라며 위장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사진 JTBC 뉴스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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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지침서에는 임무를 실시하지 않은 요원의 활동비를 삭감하고 활동을 누설하면 처벌받는다는 서약서도 첨부되어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같은 지침에 따라 심리전단 요원들이 정부 옹호 댓글을 단 것으로 조사되자 이철희 의원은 "대북 심리전에 대한 지침이 아니라 대남 심리전, 대한민국 사회를 겨냥한 심리전을 하려는 지침서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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