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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인사 돌연 취소 … '킹스맨' 대참사의 전말

중앙일보

입력

한 자리에 모인 '킹스맨'들. 배우 콜린 퍼스(왼쪽부터), 태런 에저튼, 마크 스트롱이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킹스맨: 골드서클' 내한 레드카펫 행사에서 팬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한 자리에 모인 '킹스맨'들. 배우 콜린 퍼스(왼쪽부터), 태런 에저튼, 마크 스트롱이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킹스맨: 골드서클' 내한 레드카펫 행사에서 팬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 팀의 내한 공식일정 중 하나였던 무대인사가 배우와 관객들이 모두 자리한 현장에서 전면 취소됐다.

'킹스맨: 골든 서클' 개봉을 기념해 내한한 콜린 퍼스·태론 에저튼·마크 스트롱은 20일부터 공식 일정을 소화, 이날 마지막 행사로 무대인사를 남겨두고 있었다.

하지만 오후 8시 잠실 월드타워 롯데시네마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무대인사는 영화 배급사이자 행사 주최 측인 이십세기폭스코리아와 이를 돕던 관계자들의 실수로 긴급 취소됐다. 첫 공식일정부터 쌓였던 팬들의 불만은 결국 무대인사 취소로 폭발했다.

일단 세 배우는 오후 7시 같은 장소 1층에서 치러진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 레드카펫 행사는 1초의 오차 없이 정시에 시작했고, 배우들은 예상보다 뛰어난 팬들의 환대에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며 기분 좋은 팬 서비스를 선물했다. 배우들이 팬들 곁을 쉽게 떠나지 못하면서 사인 및 셀카 촬영에만 약 45분가량이 소요됐고, 늦게나마 무대에 오른 배우들은 간단한 인사말만 남긴 채 무대인사 스케줄을 위해 급하게 떠났다.

무대인사는 시사회 전 부산 영화의 전당과 이원 생중계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시간은 끊임없이 지체됐고, 관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폭스코리아 측 관계자는 명확한 설명 없이 "무대인사가 취소됐다"고 고지, 곧바로 영화를 상영해 관객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영화 상영은 시사회가 끝난 후 배정된 타 영화들의 상영 시간으로 인해 늦출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물론 모든 잘못은 이런 상황까지 고려하지 못한 폭스코리아 측에 있다. 영화 자체보다 배우들을 만나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관객들은 결국 영화 관람도 포기한 채 영화관 밖으로 나가 사태 파악에 나섰고, 폭스코리아 측은 쉽사리 공식입장을 표명하지 못했다.

팬들은 무대인사 취소도 취소지만 폭스코리아 측의 후속조치에 분개했다. 팬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던 가운데 관계자들과 경호원들은 무대인사 취소에 대해 각 관마다 각기 다른 이유를 전달했다. 실제 관객들이 직접 들은 사유는 다양했다. "부산 이원 생중계의 문제로 무대인사가 취소됐다" "스케줄이 빠듯해 부득이하게 진행할 수 없게 됐다" "배우 컨디션이 좋지 않다. 건강상에 문제가 생겼다" "배우들이 하기 싫어한다" 등 다양한 해명이 쏟아졌다.

이에 배우들에게까지 책임이 전가되는 상황이 벌어졌고, 현장을 찾은 관객들과 이 같은 내용을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를 통해 파악하게 된 팬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세 배우는 레드카펫 당시 여러 번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을 데리고 무대인사를 하러 가고 싶다"고 밝혔다. 그랬던 배우들이 단 몇 십 분 만에 돌변한 태도를 보였다는 것은 누구도 쉽게 납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배우들이 무대인사를 위해 영화관 앞까지 도착, 15분 넘게 대기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관객들은 폭스코리아에 무대인사 취소와 관련된 보다 정확한 사유를 독촉했다.

그로부터 약 3시간 후 폭스코리아 고위관계자는 관객들에게 직접 상황을 설명했고, 페이스북에는 공식 사과문이 게재됐다. 원인은 소통오류였다.

폭스코리아 측은 "부산 극장 생중계가 이원 송출 문제로 인해 15분 이상 행사가 지연됐다. 생중계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고 행사 상황을 전달하려던 관계자의 커뮤니케이션 오류로 인해 배우 인솔 관계자가 전체 행사 취소로 판단, 배우들을 숙소로 이동 시키는 해프닝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관객들을 관리하던 관계자들은 관계자들대로 배우 측 사정을 인지하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내고 말았다.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배우들에게도 팬들에게도 무례한 실수다. 배우들은 왜 무대인사가 취소된 것인지 영문도 모른 채 취소 고지만 전해듣고 일단 숙소로 향했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오매불망 배우들과 만날 시간만을 기다렸던 관객들은 허무하고 허탈하게 배우들을 만나지 못했다.

현장에 있던 관객들은 "내 시간 내 돈 내 상처 내 기다림 어떻게 보상해 줄래" "믿고싶지 않은 실수다. 그 와중에 할 일이 없어 배우를 팔아 변명하냐" "두 번 세 번 네 번 확인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배우와 팬들이 현장에 다 있는데 무대인사 취소라고 이해하고 그걸 또 칼 같이 전달하고 빠진게 어이없다" 등 분통을 터뜨렸다.

폭스코리아 측은 "어려운 발걸음 해주신 관객분들께 조속한 조치와 사과가 이뤄질 수 있게 준비하겠다"며 "진심으로 깊이 사과 드린다"고 전했다. 폭스코리아가 준비할 조속한 조치는 무엇일지, 폭스코리아 외 홍보사, 대행사 등 '킹스맨: 골든 서클' 내한 행사와 관련된 모든 관계사들과 관계자들은 책임론을 회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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