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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님들도 강아지를 '댕댕이'라고 부른 적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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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님들도 요즘 인터넷 용어인 '댕댕이'를 토종개에게 사용한 적이 있다.

[사진 한국경주개동경이보존협회]

[사진 한국경주개동경이보존협회]

그 주인공은 꼬리가 없는 개 '동경견'이다.

동경이. [사진 한국경주개동경이보존협회]

동경이. [사진 한국경주개동경이보존협회]

동경견은 한국의 토종개로 동경이 혹은 경주개라고 부르기도 한다. 외형은 진돗개와 비슷한데 다른 개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매우 독특한 특징이 하나 있다.

바로 '꼬리'다. 동경이는 꼬리가 없거나 있어도 5㎝ 이하이며 꼬리 끝부분에 긴 털이 나 있고 피부가 뾰족하게 돌출되어 있다. 기질이 온순해 사람과의 친화력이 좋고 복종심이 강하다.

동경이. [사진 한국경주개동경이보존협회]

동경이. [사진 한국경주개동경이보존협회]

동경견은 지역마다 불리는 이름이 다양하다. 경상도에서는 한때 사투리로 '땡갱이', '댕갱이', '댕댕이', '댕견' 등으로 불렸다고 전해진다. 충정도에서는 '댕구', 강원·경기도에서는 '동동개' 등으로 불렸다고 알려진다.

멍멍이를 '댕댕이'로 부르는 최근이 아니라 과거에도 '댕댕이'라고 불린 개가 있었던 것이다. 물론 모든 개를 통칭해 '댕댕이'라고 부른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동경이가 등장한 고문헌들. [사진 한국경주개동경이보존협회]

동경이가 등장한 고문헌들. [사진 한국경주개동경이보존협회]

동경은 고려시대 경주의 옛 지명이다. 동경견에 관한 최초의 문헌 기록은 현종 10년(1669년)에 경주 부윤 민주면이 「동경지」를 증보해 만든 「동경잡기」에서 찾을 수 있다. 이후 출판된 여러 고문헌 속에서도 볼 수 있다.

동경이는 꼬리가 없다는 특징 때문에 '기형이다', '재수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천대를 받고 죽임을 당해 숫자가 급속도로 감소했다.

2005년 경주시와 서라벌대학 동경이보전연구소가 동경이를 보호하고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기 위해 종견 사육시설을 건립했고, 2009년 사단법인 한국경주개동경이보존협회가 설립되어 체형표준화 연구 등 동경견 보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0년에는 한국애견협회로부터 진돗개, 풍산개, 삽살개에 이어 한국견 제4호로 등록인증을 받았다. 2012년 11월 천연기념물 제540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여현구 인턴기자 yeo.hyu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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