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공안검사 첫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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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여성 공안 검사 3명이 탄생했다.공안부 검사에 여성이 임명된 것은 검찰 사상 처음이어서 법조계에서는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6일 법무부에 따르면 강형민(姜亨旻.35.사법시험 38회).서인선(徐仁善.29.사시 41회) 검사가 27일자로 대전지검 공안부와 서울지검 공안2부에 각각 배치됐다. 또 공안부가 없는 강릉지청에는 정옥자(鄭玉子.34.사시 39회) 검사가 공안 전담 검사로 근무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과거 대공 사건에만 매달려온 공안 정책이 노동.학원 등으로 다각화하는 시대 상황을 반영해 여성 공안 검사를 임명한 것으로 안다"고 평했다.

그동안 공안부가 '금녀(禁女)'의 부서가 된 것은 다른 부서에 비해 업무량이 많고 밤 늦게까지 대기 상태로 있어야 하는 독특한 근무 여건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최근에는 남자 검사들도 기피하는 분야다.

"땀 냄새 나게 열심히 뛰고 싶어서 검사가 된 만큼 공안부에 가서 치열하게 일해보겠습니다."

서영제(徐永濟)서울지검장이 강조해온 '부드러운 공안' 정책에 따라 공안부에 발령받은 것으로 알려진 서인선 검사는 "어차피 편하게 살려고 마음먹었으면 다른 직업 택했지 검사가 됐겠느냐"면서 "공안부 업무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지만 열심히 부딪혀가며 배우겠다"고 말했다.

92년 한국외국어대 법학과 진학 후 학교 선.후배들과 시위 현장에 서기도 했다는 徐검사는 "세상이 변한 만큼 시대가 요구하는 공안 검사의 상을 정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대 법대 87학번인 강형민 검사는 "여성 검사로서가 아니라 공안 검사로 일을 잘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윗분들이 시대가 바뀐 것을 고려해 내게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것 같다"는 姜검사는 "주위의 기대가 커 부담감도 있지만 열심히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형사 사건 등을 처리하다 지난 3월부터 공안 일을 하고 있는 정옥자 검사는 사실상 국내 최초의 공안 검사.

그러나 공안부 소속이 아니어서 그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다. 鄭검사는 "공안 일은 사회 현상을 따라가는 분야"라며 "기회가 주어지면 계속 공안쪽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고려대 심리학과 88학번인 그는 서울지검 동부지청에서 지난해 2월 강릉지청으로 발령받았다.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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