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어마’어마한 피해 온다 … 플로리다 40만 명 탈출 행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가 휩쓸어 초토화된 카리브해 생마르탱 섬.[AP=연합뉴스]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가 휩쓸어 초토화된 카리브해 생마르탱 섬.[A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어마가 할퀴고 지나간 북카리브해의 열대낙원 생마르탱은 폐허 그 자체였다. 건물이 부서지고 자동차는 침수됐을 뿐 아니라 야자수가 뿌리째 뽑혀나간 흔적이 산재했다.

역대 최강 허리케인 주말 상륙 #고속도로 마비되고 항공권 품귀 #국내선 한 장에 340만원 치솟기도 #스콧 주지사 “책임 못지니 대피하라” #열대낙원 생마르탱 건물 60% 파손 #항공·전화 올스톱, 수십 명 숨져

섬 내 가구 60%가 살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됐고 공항과 항만, 전화통신망이 전부 끊겼다. 생마르탱 인근의 바부다 섬의 경우 전체 주민 1800명 중 절반가량이 집을 잃었으며, 전체 건물의 90%가량이 파손됐다. 최고풍속 시속 295㎞의 카테고리 5급 허리케인 어마가 무참하게 짓밟은 것이다.

도미니카공화국 KOTRA 무역관의 배상범 관장은 “허리케인 어마가 도미니카공화국의 동쪽 해안을 타고 지나가면서 남쪽의 산토도밍고에는 큰 피해가 없었지만, 건장한 남자도 비틀거리게 하는 강한 바람에서 그 위력 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다. 생마르탱에서만 최소 5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고, 영국령 앙퀼라 섬에서도 1명이 사망했다. 버진아일랜드에서 4명, 푸에르토리코에서 3명이 숨진 것으로 조사됐지만 정확한 집계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향후 사망자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허리케인 어마의 가공할 위력이 카리브해 섬을 통해 입증되면서 플로리다주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9일 저녁 상륙을 앞두고 20만 명 이상이 대피하면서 고속도로는 막히고, 대형마트에서는 생수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는 중이다. 미 ABC방송은 “최대 40만 명 가까이 대피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가 수퍼컴퓨터 등으로 어마의 경로를 예상한 결과 카테고리 4로 살짝 위세가 떨어진 상태로 9일 밤 플로리다 반도에 상륙해 북상하면서 큰 피해를 발생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서양 해안을 끼고 있는 마이애미 등 남동부 도시가 어마의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11일 열대성 폭우로 세력이 약해진 뒤에도 조지아주 애틀랜타까지 어마의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한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해일이 일반 주택에 피해를 줄 정도로 규모가 크다”며 “폭풍우가 시작되면 그때는 우리는 당신을 구할 수 없다”고 주민들의 대피를 촉구했다. 스콧 주지사는 67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이 가운데 해안지역 4곳에 대피령을 내렸다.

어마가 미국 플로리다주로 북상할 것이라는 소식에 대피령이 내려져, 수십만 명의 시민이 한꺼번에 도로에 몰렸다. [AP=연합뉴스]

어마가 미국 플로리다주로 북상할 것이라는 소식에 대피령이 내려져, 수십만 명의 시민이 한꺼번에 도로에 몰렸다. [AP=연합뉴스]

어마의 상륙이 임박한 가운데 플로리다를 벗어나려는 행렬이 최남단의 키스제도에서 시작하는 1번 국도로 몰렸다. 8일 0시 현재 늦은 밤에도 구글 지도상에서는 95번 인터스테이트 하이웨이를 비롯해 곳곳의 고속도로에 차량들이 정차해 만든 빨간색 선이 길게 이어졌다.

마이애미 시내에서는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이 주유소마다 입구에서 100m 이상을 장사진을 쳤다. 주유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개스 버디’는 6일 오후 플로리다주 게인즈빌(중북부) 주유소의 41% 이상, 포트로더데일(남동부) 지역 주유소의 35% 이상, 포트피어스(남동부)와 네이플스(남부) 지역 주유소 3분의 1 이상이 가솔린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주에서 항공편을 이용해 빠져나오려는 승객이 공항으로 몰리면서 항공권 품귀현상도 빚어졌다. 마이애미 공항에서 뉴저지주 뉴어크 공항으로 가는 아메리칸 항공의 경유노선 항공권 가격이 1747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마이애미에서 출발하는 일부 국내선 구간의 항공권은 3000달러(약 340만원) 이상으로 치솟기도 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