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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vs 133’ 기적의 명량해전 다시 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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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지난해 9월 전남 해남과 진도 앞바다에서 열린 ‘명량대첩 해전재현’.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해 9월 전남 해남과 진도 앞바다에서 열린 ‘명량대첩 해전재현’. [프리랜서 장정필]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천 명을 두렵게 할 수 있다(一夫當逕 足懼千夫)”

8~10일 울돌목 바다서 축제 열려 #주민 500명 참가 전투 생생 재현 #배 61척 동원, 특수효과 등 볼거리

1597년 9월 15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을 하루 앞두고 휘하 장수들에게 한 말이다. 당시 조선은 1597년 7월 15일 칠천량 해전에서 당한 패배로 괴멸 위기에 몰린 상태였다.

이순신은 이튿날인 9월 16일 기적 같은 승리를 통해 전쟁의 판도를 뒤집는다. 울돌목(鬱陶項)의 빠르고 험한 물살을 이용해 13척의 배로 133척의 일본 수군을 격파한 명량대첩(鳴梁大捷)을 통해서다. 세계 해전사에 남을 이 전투는 7년간 이어진 임진왜란을 끝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오는 9일 울돌목에서는 420년 전 명량대첩 당시의 치열한 전투가 생생하게 재현된다. 매년 가을 전남 해남과 진도 사이의 바다에서 열리는 ‘명량대첩 축제’의 핵심 이벤트다. 올해는 ‘불멸의 명량! 호국의 울돌목!’을 주제로 8일부터 10일까지 명량해협 일대에서 열린다.

축제의 백미인 ‘명량대첩 해전재현’은 9일 오후 2시부터 열린다. 해남과 진도 주민 500여 명이 참여해 13척의 조선 판옥선이 10배가 넘는 왜선을 무찌르는 전투를 재현한다. 해전에서는 화약이 터지는 굉음과 함께 불화살이 날아다니고 물대포가 쏟아지는 상황이 박진감 넘치게 전개된다. 명량해전 당시의 치열함을 표현하기 위해 61척의 어선에서 쏘아대는 화포와 불꽃 등은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전문 스턴트맨들과 특수효과팀을 활용한 배 위에서의 백병전과 왜선의 침몰 상황 등도 볼거리다. 치열한 해전 끝에 조선과 왜군의 배가 맞닿으면 두 나라 사이의 병사들이 서로의 배를 넘어다니며 칼과 창을 휘두르며 전투를 하는 장면이 압권이다.

8일 ‘약무호남(若無湖南) 제례’로 시작되는 축제는 10일까지 ‘명량대첩 해상 퍼레이드’와 ‘강강술래 한마당’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특히 올해는 명량대첩 7주갑(七周甲·60 갑자가 7번 반복된 420년)을 기념하는데 초점이 맞춰진다.

축제 기간 동안 해남과 진도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강강술래 한마당이 펼쳐진다. 8일 오후 1시 진도 승전무대(60명)와 해남 명량무대(38명)에서 열리는 시연을 통해 유네스코의 인류무형유산인 강강술래의 묘미를 체험할 수 있다. 9일에는 오후 3시부터 진도 해상무대에서 총 19개 팀이 참가하는 강강술래 경연이 펼쳐진다.

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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