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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악물되 얼굴엔 미소 띠라 … 수중발레 감독 말 되새기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수중발레) 국가대표 시절 감독님이 ‘어려울 때는 이를 악물고 얼굴엔 미소를 띠고 전진하라’고 하셨어요. 혼자서는 성공할 수 없어요. 고난과 어려움을 겪을 때는 이를 악물고 친구와 멘토의 도움을 받아 꿋꿋이 걸어 가세요. 항상 미소를 잃지 마시고요.”

한국에 온 라가르드 IMF 총재 #젊을 때 나도 로펌 파트너 커피 타 #멘토 도움 받아 꿋꿋이 걸어가야

크리스틴 라가르드(61·사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6일 보이지 않는 여성 차별 장벽인 ‘유리천장’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 여성들에게 던진 메시지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인 그는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여성 금융인 국제 컨퍼런스-여성이 경제를 살린다, 유리천장의 한계를 넘어서자’(이투데이-여성금융인네트워크 공동 개최)에 참석했다. 그는 1조 달러를 주무르는 세계 금융계의 큰손이지만 이날만큼은 사회에 먼저 발을 디딘 큰언니의 모습으로 자신이 겪은 유리천장의 현실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팁을 전했다.

“젊은 시절 로펌 파트너였을 때 자격요건을 갖췄음에도 커피를 타야 했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경우가 미미하게 있을 것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1981년 미국 소재 세계적 로펌인 ‘베이커 앤 매킨지’에서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99년엔 로펌 최초의 여성 대표가 됐다. 그런 그 역시 고위급 변호사인 파트너 시절 다른 파트너들을 위해 커피를 타야 했다고 털어놨다. 패셔니스타로도 유명한 그는 멘토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그는 “나에게는 멘토가 있었다. 어떻게 옷을 입어야 할 지, 어떻게 말을 해야할 지를 알려줬다”며“단순히 머릿속으로만 생각해선 안 되며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도 중요하다. 이런 것들은 진정한 멘토를 통해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남성도 여성의 좋은 멘토가 될 수 있다”며 “육체와 영혼이 함께 있는 것처럼 남성과 여성도 조화롭게 협력해 발전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문학교사였던 어머니를 꼽았다. 그는 “저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38세에 돌아가신 뒤 어려운 인생을 살았다. 혼자 아이를 키웠고 경제상황도 좋지 않아 남자들이 하는 일을 시도해야 했다”며 “그런 도전 정신을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10대 시절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프랑스 국가대표를 지낸 때를 떠올렸다. 이 종목 선수들은 코에 물이 들어가도, 숨이 막혀도 미소를 잃지 않는다. 그는 “당시 감독의 말처럼 저는 어려울 땐 멘토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이를 악물되 미소를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여러분도 그렇게 꿋꿋이 걸어가시라”고 조언했다.

글 이가영 기자, 사진 박종근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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