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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 널린 빈집, 예술가들엔 창작 공간" 문화기획자의 역발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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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정 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사진 완주문화재단]

송은정 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사진 완주문화재단]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완주문화재단의 프로젝트는 자신만의 창작 공간을 갖기 어려운 도시의 젊은 예술가들이 농촌 주민이 내준 빈집이나 창고 등 유휴 공간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3월 부임 송은정 전북 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청년작가 완주 한 달 살기' 프로젝트 기획 #"젊은 예술가들의 '문화 귀향' 견인하겠다"

‘청년작가 완주 한 달 살기’ 프로젝트를 기획한 송은정(49·여) 완주문화재단 사무국장은 31일 “특정 공간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예술가들에게 거주·전시·작업 공간을 지원하는 기존 레지던시(residency) 프로그램과는 전혀 다른 제도”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사업은 인구 9만5000명의 도농복합도시인 전북 완주군이 진행 중인 귀농·귀촌 지원 및 청년 유입 정책에 발맞춰 완주문화재단이 추진하고 있다. 박성일(62) 완주군수가 재단의 이사장이다. 송 국장은 “전국 기초·광역자치단체를 통틀어 문화재단이 80곳이 넘는데 대부분 도시에 있다”며 “도시 중심의 문화재단과 농촌 중심의 문화재단은 역할이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은정 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사진 완주문화재단]

송은정 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사진 완주문화재단]

그는 “이번 프로그램은 농촌에 적합한 사업 모델”이라며 “인구절벽과 문화소외 현상 등 우리나라 모든 농촌이 갖는 고민이 담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청년 예술가들의 ‘문화 귀향’을 견인하고 지역의 예술 창작과 향유·유통이 선순환하는 예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고안했다”고 덧붙였다.

재단은 이번 사업에 참여하는 작가들에게 주거 및 작업 공간과 더불어 창작 지원금(30만원)도 준다. 송 국장은 “작가들은 완주에서 만든 창작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공개하고 주민들과 공유하면 된다”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완주에 우호적인 예술가 집단을 만들고 지역의 문화·예술계에도 새로운 자극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은정 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사진 완주문화재단]

송은정 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사진 완주문화재단]

전북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공회대 대학원에서 문화콘텐트(석사)를 전공한 송 국장은 서울에서 1990년부터 20여 년간 문화기획자로 활동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주문화재단 문화사업팀장과 정책기획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3월부터 완주문화재단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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