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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보고 달려온 이웃, 가구점을 대피소로 내놓은 사장…허리케인 뚫고 간 영웅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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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하비'가 강타한 27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국경 수비대원들이 휴스턴에서 구명보트를 동원해 주민들을 구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허리케인 '하비'가 강타한 27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국경 수비대원들이 휴스턴에서 구명보트를 동원해 주민들을 구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대형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텍사스주 일대를 강타해 최악의 물난리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민간인들이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CNN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은 “엄청난 재앙이 닥쳤을 때 전문 구조대원만 인명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모여 사람들을 구하고 돌보고 있다”고 전했다.

유명 자원 봉사 단체 ‘더 케이준 네이비’도 이들 중 하나다. 지난 2005년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큰 피해를 본 루이지애나에서 결성된 이 단체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다.

더 케이준 네이비의 소셜미디어 운영자 클라이드 케인은 CNN에 “수백 명의 자원 봉사자가 몰렸으며, 이미 수백 건의 구출 작업을 완료했다”며 “우리의 목표는 집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나갈 수 있게 돕는 일”이라고 밝혔다. 방송은 카트리나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당시 생존자이자 목격자로서 누구보다 이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이들이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뻗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신의 보트를 끌고 피해 지역으로 와 사람들을 구한 이들도 있다. CNN과 인터뷰를 가진 한 남성은 “페이스북에서 구조 요청을 보고 달려왔다”며 “12명을 구했다”고 밝혔다. 방송은 “주말 동안 휴스턴 당국은 배가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요청했고, 많은 사람이 몰려왔다”고 전했다.

긴급히 자원봉사자를 구하는 SNS 모집 글

긴급히 자원봉사자를 구하는 SNS 모집 글

또 침수 지역을 갓 벗어난 사람들, 이 지역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달려간 언론인들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뛰어들었다. CNN의 카메라맨 조엘 드 라 로사는 “도움을 청하는 소리를 듣고 가보니 한 여성과 그의 노부모가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고, 이들을 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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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을 잃은 이재민들에게 편안한 쉼터를 마련해준 이도 있다.

휴스턴 지역에서 ‘갤러리 퍼니처’라는 가구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가 짐 맥킹베일은 물난리로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가구점 문을 활짝 열었다. 그는 “카트리나 때도 이 일을 했다”며 “며칠 동안 200여 명이 머물렀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창고에 매트리스가 많고, 담요를 제공할 수 있다. 매트리스와 안락의자를 이용해 원하는 곳 어디서나 잠을 자고, 상점 내 있는 레스토랑에서 무료로 먹을 수 있게 했다”고도 밝혔다.

사업가 짐 맥킹베일은 자신의 가구점을 허리케인으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위해 내어놓았다. [사진=CNN 홈페이지]

사업가 짐 맥킹베일은 자신의 가구점을 허리케인으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위해 내어놓았다. [사진=CNN 홈페이지]

뿐만 아니라, 긴급 대피소로 마련된 곳에도 끊임없이 자원봉사자가 몰려들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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