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개성공단 재개 제안' 보도에 이례적 강한 해명…'압박 시그널' 혼선 차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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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상ㆍ하원 의원 대표단과 개성공단 재개를 논의했다’는 논란에 대해 이례적으로 문 대통령과의 의원 대표단의 대화록을 공개해 해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에드워드 마키 미국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 간사(왼쪽 네번째)등 미국 의회 대표단을 만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표단과 북한 도발에 따른 한미 관계와 동아태 상황을 논의했다.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에드워드 마키 미국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 간사(왼쪽 네번째)등 미국 의회 대표단을 만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표단과 북한 도발에 따른 한미 관계와 동아태 상황을 논의했다.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 21일 대통령을 면담한 미국 의원단이 면담 이후 별도 브리핑을 하면서 문 대통령과의 대화가 보도됐지만 정확하게 팩트(사실)가 전달이 안 됐다”며 “미국 의원들이 먼저 (개성공단 문제를) 문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공개한 대화록에 따르면 개성공단 문제를 먼저 언급한 사람은 캐럴린 맬러니 미 하원의원이다.

▶맬러니 의원=“개성공단 문제라든지, 북한에 대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라든지 남북 대화라든지 그런 모든 것에 대해서 찬사를 보낸다.”

▶문 대통령=“우리가 북한의 시장경제를 확산시키고 북한 주민들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것도 북한을 변화시키는 아주 유력한 방법이라고 본다. 과거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이 북한 내에 자본주의 경제를 확산시키는 데 역할을 했다. 그런 노력과 함께 북한 내부의 인권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도 한국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함께 해야 한다고 본다.”

개성공단을 향하는 이 길이 다시 열리려면 북핵 포기와 남북 신뢰 회복이 절실하다. [중앙포토]

개성공단을 향하는 이 길이 다시 열리려면 북핵 포기와 남북 신뢰 회복이 절실하다. [중앙포토]

청와대 관계자는 “이러한 대화가 진행됐는데도 (일부 언론이) 해석을 하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개성공단 재개’라는 (실제 대화와) 무관한 보도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매체는 22일 미국 의원들의 기자회견 발언을 토대로 ‘문 대통령이 개성공단 재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맬러니 의원은 22일 회견에서 “문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인 노력과 대화를 펼쳐 나가려는 노력, 개성공단을 열어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려는 비전을 지지한다”며 “문 대통령은 ‘개성공단이 북한 주민들이 한국처럼 근로를 통해 월급을 받는 기회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고 언급했다. 남북 대화 의지를 드러냈고, 특히 북한 측에 대화 제의했지만 호응이 오지 않고 있다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 “지금은 쉽게 (개성공단) 사업을 재개할 수 없다. 적어도 북핵 폐기를 위한 진지한 국면에 들어설 때만 (재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평화적인 방법으로 북핵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원칙은 변함 없지만, 현재는 분명하게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이 필요한 국면”이라고 강조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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