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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예슬의 만만한 리뷰] (3) 아직도 휴가를 떠나지 못하신 분들께…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중앙일보

입력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여름 휴가는 잘 다녀오셨나요?
아니면 밀린 일에 파묻혀 아직 계획도 못 정하셨나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무더위 속에서 ‘그냥 회사에 있는 게 피서다.’라고 생각하고 계신 건 아니죠? ^^;;

용기없는 사진잡지 편집자, 늘 상상으로 만족하는데... #꿈꿔본 적도 없는 현실에 맞부딪힌 월터 #진짜 삶은 용기를 내 현실에 뛰어들 때부터

아직도 떠나지 못하신 분들께 심심한 위로와 함께 이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소개합니다.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사진 영화사 제공]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사진 영화사 제공]

이 영화의 주인공은 ‘월터 미티(벤 스틸러 분)’입니다.

16년째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라이프'라는 잡지사에서 포토 에디터로 일하고 있죠. 평범한 직장인인 동시에 소심한 이 남자는 좋아하는 여자 셰릴(크리스틴 위그 분) 에게 고백 한 번 못 해봤습니다. 맨날 고백하는 ‘상상'만 하죠. 이 남자에겐 ‘상상'이 유일한 취미이자 특기입니다. 상상 속에서는 세상 로맨틱하고 박력 있는 그가 왜 그녀 앞에만 서면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하는 걸까요? (답답)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사진 중앙포토]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사진 중앙포토]

폐간을 앞둔 ‘라이프'지는 대중의 기억에 남을만한 표지 사진을 전설의 사진작가 션 오코넬(숀 펜 분)의 사진으로 쓰기로 합니다. 그가 말하길 25번째 사진은 작가 인생의 ‘정수’가 담겨있다고 하죠. 포토 에디터인 월터는 션이 보낸 필름을 확인합니다. 헉. 25번 필름만 비어 있습니다. 하늘로 솟았을까요, 땅으로 꺼졌을까요. 울상이 된 월터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상사는 계속 사진을 찾고, 필름은 없는 상황. 고심 끝에 그는 사진작가 션 오코넬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문제는 이 사진작가와 연락할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찰나의 순간들을 담기 위해 주로 연락이 안 되는 지역에 있기 때문이죠. 월터는 고민합니다. 그러다 나머지 필름을 보고 그는 작가가 있는 장소가 ‘그린란드’라는 걸 알아냅니다.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우여곡절 끝에 그가 마지막으로 사진 고료를 수령해간 그린란드의 술집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술취한 남자가 갑자기 노래를 부르라며 시비를 거는 겁니다. 참 나. 가뜩이나 짜증나는데 노래는 무슨 노래. 몸싸움으로 번지기 직전 월터는 술취한 남자의 엄지손가락이 션이 보냈던 사진에 있는 그 손가락임을 알아챕니다.

그에게 물으니 그는 헬기 조종사고, 잠시 뒤 수리한 무전기를 가져다 주기 위해 션이 있는 배에 간다고 합니다. 잠깐! 근데 그는 술을 마셨잖아요. 갈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갈수도 없는 상황. 두려움을 느낀 월터는 또 그만의 상상 속으로 빠집니다. 짝사랑녀 셰릴이 기타를 매고 술집 무대에 오르네요. 잠시 뒤 그녀는 기타 반주와 함께 노래를 부릅니다. (저는 이 장면에 홀딱 반했어요. 영화가 끝나고 찾아보니 David Bowie의 Space Oddity 였습니다.)

그녀의 노래에 용기를 얻어 떠나려는 헬기에 올라탄 월터. 바다 한가운데 도착합니다. 조종사는 배가 작아 근처에 접근할 수 없으니 직접 뛰어내리라 합니다. 뛰.어.내.리.라.고.요. 이때부터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되기 시작하죠.

움직이는 헬기에서 뛰어내리고, 배를 타고 다시 아이슬란드로 넘어가고, 아무도 없는 도로에서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곧 폭발하는 화산을 뒤로하며 도망치기도 하고, 히말라야에 오르는 등 평소에는 상상으로만 즐겼던 모험들을 실제로 해보는데에 이릅니다.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사진 중앙포토]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사진 중앙포토]

여기에 나오는 각각의 풍경들은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을만한데요.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아프카니스탄, 히말라야로 이어지는 대자연의 모습은 감탄을 자아냅니다. 제작진은 이 경이로운 풍경을 컴퓨터그래픽(CG)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담으려 노력했다고 하네요. 얼마나 고생했을지 눈에 선합니다.

과연 월터는 션을 만날 수 있을까요? 션을 만나 25번째 필름의 행방을 알 수 있을까요? 그리고 짝사랑하는 그녀에게 ‘상상’이 아닌 ‘진짜’ 고백을 할 수 있을까요?
월터의 생고생(!)을 응원합니다.

여러분도 지갑 속에 고이 간직한 사진 속 그 곳으로 떠나보세요.

마지막으로 월터의 전(?)직장이 된 ‘라이프’ 잡지사의 모토를 소개합니다.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

[제작 현예슬]

[제작 현예슬]

현예슬 멀티미디어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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