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미사일, 지역 안정 해치는 언행 중단”…미, 북에 대화 3대 가이드라인 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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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틸러슨 장관이 이끄는 미 국무부가 북한과의 대화 용의를 거듭 밝혔다. 단, 핵 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동북아의 안정을 저해하는 언행 중단 등 3대 조건이 선행돼야 한다는 3대 가이드라인을 분명히 했다.

미 국무부, 북한과의 대화 의사 거듭 밝히면서 조건 제시 # 틸러슨 장관의 “군사적 해결보다 평화적 압박 선호” 연장선 # “21일 시작하는 을지훈련 등 연합군사훈련 계속할 것”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미 국무부 웹사이트 캡쳐]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미 국무부 웹사이트 캡쳐]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내셔널 프레스 빌딩에서 외신기자 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북ㆍ미 대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은 기꺼이 북한과 자리에 앉아서 대화를 나눌 것이나 우리는 아직 그 근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해 “핵 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역내를 불안정하게 하는 행위를 중단하는 성실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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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어트 대변인의 발언은 최근 틸러슨 장관의 북한에 대한 연이은 대화 촉구의 연장선 상에서 나왔다. 틸러슨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대화에 도달하는 방법을 찾는 데 계속 관심을 둘 것”이라며 “그러나 그것은 김정은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대화를 하겠지만 핵미사일 시험발사 등 도발 행위를 멈추는 등 북한이 변화를 보이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지난 13일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보낸 ‘평양에 책임을 묻겠다’(We are Holding Pyongyang to Account)는 제목의 기고문에서는 군사적 해결보단 평화적 압박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하면서 정권 교체, 정권 붕괴, 흡수통일, 38선 이북 침공 등을 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4NO(노)’ 원칙을 확인했다.

한미 연합 기갑부대가 훈련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미 연합 기갑부대가 훈련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노어트 대변인은 오는 21일부터 시작하는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에 대해 “이런 군사훈련은 전 세계 어디서나 하고 있다”며 계획대로 실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국가에서 ‘이중 동결’(double freeze)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는 연합군사훈련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핵 해결을 위한 중국의 중재안인 ‘쌍중단’(雙中斷ㆍ북한 핵ㆍ미사일 도발과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단을 동시에 하자는 뜻)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그는 “주변국인 한국과 일본만큼 북핵 위협을 잘 아는 나라는 없으며 미국은 두 동맹국의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 핵으로 무장한 북한이 설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덧붙였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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