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청와대의 가장 난해한 인사?…청불회·청가회·기독신우회장 누가 될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청와대의 고위급 인사는 이미 마무리가 됐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인사가 있다. 청와대 내의 종교 모임을 이끌어갈 회장을 뽑는 일이다.

각각 불교ㆍ천주교ㆍ기독교 신자의 모인인 청불회ㆍ청가회ㆍ기독신우회는 종교활동을 하는 일종의 친목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인사를 하는 건 아니다. 청가회와 기독신우회는 회장과 무관하게 기존 회원과 새 회원이 어우러져 이미 종교 활동을 하고 활발히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역대 정부에서 이들 회장은 각 종교계와의 가교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누가 회장이 되는지 관심이 쏠리곤 했다.

대체로 수석비서관급 이상이 회장을 맡는 게 관례로 통해왔다. 박근혜 청와대 초기에는 수석급 이상 참모진 중 불교 신자가 없어서 청불회장을 뽑는 데 애를 먹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 적도 있다.

청불회장으로 거론되는 조국(오른쪽)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청와대 사진기자단]

청불회장으로 거론되는 조국(오른쪽)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청와대의 청불회장 후보군은 이전 청와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 조계종이 만든 동국대에서 교수 생활을 한 경험이 있는 조국 민정수석과 조계종 언론 자문기구의 미디어 위원을 지낸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독실한 불교 신자인 조현옥 인사수석 등이 회장감이란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신중하다. 조국 수석은 “현재 당면 업무에 경황이 없는 상태”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윤영찬 수석도 “종교 담당 기자로 활동한 적이 있긴 했지만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에 따라 “조현옥 수석이 청불회장으로 더 적합하지 않느냐”는 말이 나온다.

청가회장으로는 천주교 신자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재선 의원 출신의 백원우 민정비서관 등이 거론된다. 청와대 안팎에선 문 대통령 부부가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만큼 김정숙 여사가 간접적으로나마 청가회 활동을 함께할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 문 대통령 부부가 서울 홍은동 자택에서 청와대 관저로 이사한 지난 5월 13일 밤에는 관저에서 천주교 관례에 따른 축복식이 열리기도 했다.

기독신우회장에는 독실한 크리스천인 전병헌 정무수석 등이 이름이 오르내린다.

지난 정부 청와대에서 청불회장과 청가회장은 대개 수석급이었다. 박근혜 정부의 경우 청불회는 유민봉(국정기획)·조윤선(정무)·최원영(고용복지)·우병우(민정)·허원제(정무) 당시 수석이 차례대로 회장을 맡았다. 청가회는 이남기 당시 홍보수석 등이 이끌었다. 반면 기독신우회장은 이명박 정부 때부터 회장을 맡았던 서용석 당시 정보융합비서관이 초대 회장었다.하지만 직급과 무관하게 기독신우회는 신도 모임이 가장 활발한 친목회로 꼽힌다.

창립도 기독신우회가 1992년으로 가장 빠르다. 청불회 역시 1996년에 창립된 20년 이상된 모임이다. 청가회는 가장 늦은 2010년에 출발했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 중점 사업이던 4대강 사업을 천주교가 반대하자 이 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던 김백준 당시 총무기획관이 회장을 맡아 모임을 새로 만들었다. 조계종 역시 4대강 사업에 반대하자 당시 청불회장이던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이 매달 정기법회를 봉행하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