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의원이 직접 밝힌 그 유명한 "닥치세요" 뒷이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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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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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현재도 인터넷에서 회자하는 '닥치세요' 발언과 관련한 뒷이야기를 밝혔다.

1일 방송된 KBS '냄비받침'에 출연한 손 의원은 지난해 8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에서 이은재 당시 새누리당 의원을 향해 "닥치세요"라고 말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오죽했으면 제가 그랬겠습니까"라며 "저는 그 순간에 욱해서 한 게 아니다. 작정하고 했다"고 말했다.

손 의원에 따르면 그는 당시 이 의원을 담당하는 마크맨이었는데 "누군가 (이 의원 발언을) 끊어줘야 하는데 착하게 해선 끊을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저는 잘 모르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연락해 '저는 의원님 영상을 휴대전화에 저장해놓고 우울할 때마다 본다'고 하더라. 그래서 안희정 지사를 알게 됐다"고 비화를 털어놨다.

이어 "(닥치세요 영상) 그걸로 유명해졌는데 동창이 '그래도 닥치세요는 너무 심한 거 아니니'라고 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해 8월 국회 교문위 회의는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위해 소집된 것이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은 55분이나 늦게 회의장에 나타났고, 인사청문회를 하기도 전에 의사진행발언을 계속 신청했다.

이은재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 총회에서 "저희가 예결 소위에서 계속해서 국가재정법이 무엇인지, 지방재정법이 무엇인지 계속 설명해줬다"며 "그런데 이해를 못 하는 멍텅구리 같은 사람만 거기 모여 있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새누리당 교문위원들은 야당의 예산안 단독 처리를 항의하려고 인사청문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한 것이다.

유성엽 교문위원장이 이미 시간이 지체됐다는 이유로 의사진행 발언 기회를 주지 않고 인사청문회를 시작하려고 하자 실랑이가 거세졌다.

[사진 KBS '냄비받침' 방송 캡처]

[사진 KBS '냄비받침' 방송 캡처]

이은재 의원과 이장우 의원은 "자격도 없는 위원장이 뭐 하는 거예요" "사퇴하세요"라며 유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고, 손 의원은 "닥치세요, 좀 조용히 해요"라고 맞섰다.

이에 이은재 의원은 "뭐야? 제대로 했으면 그러냐고?"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손 의원은 다시 한번 "닥치세요"라고 말했다.

[사진 KBS '냄비받침' 방송 캡처]

[사진 KBS '냄비받침' 방송 캡처]

손 의원의 발언에 이은재 의원은 얼얼한 표정을 지으며 "창피하다, 정말, 수준이. 제대로 배웠어야 말이지, 아는 게 그런 용어밖에 모르잖아"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럼에도 손 의원은 "그러니까 너무 창피해. 우리는 '멍텅구리' 정도는 안 씁니다"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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