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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했던 흑인 발레리나, 세계적 향수 모델 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흑인 최초로 미국의 대표적인 발레단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수석 무용수로 발탁돼 주목받았던 미스티 코프랜드(35)가 이번엔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 에스티로더의 모델이 됐다.

미스티 코프랜드 [사진 코프랜드 공식 홈페이지]

미스티 코프랜드 [사진 코프랜드 공식 홈페이지]

미스티 코프랜드 [사진 코프랜드 공식 홈페이지]

미스티 코프랜드 [사진 코프랜드 공식 홈페이지]

뉴욕타임스(NYT) 등은 에스티로더 향수 ‘모던 뮤즈’(Modern Muse)의 새 모델로 코프랜드가 발탁됐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년 전 코프랜드는 1940년 창단된 ABT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수석 무용수로 뽑혀 명성을 얻었다. 2000년 입단 후 15년 만이었다.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 심한 발레 무대에서 하나의 ‘사건’으로 기록된 일로, 그가 부단한 노력으로 인종 차별의 벽을 뛰어넘은 성과였다.

미국 내 인종 간 갈등이 고조되던 때라, 그는 그해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에 뽑히기도 했다. CBS에서는 그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까지 내놨다.

미스티 코프랜드 [사진 코프랜드 공식 홈페이지]

미스티 코프랜드 [사진 코프랜드 공식 홈페이지]

얼굴이 작고 팔다리가 긴 코프랜드는 발레리나의 체형을 타고났을 뿐더러 어렸을 적부터 무용에 뛰어난 소질을 보였다.

그러나 집안 환경이 가난하고 불우했다. 어머니가 결혼을 거듭한 탓에 소녀와 형제들은 걸핏하면 짐을 싸 이사를 다녀야했다. 그가 무용수로서는 비교적 늦은 나이인 열 세 살에 발레를 시작한 이유다. 그는 이런 자신을 격려하고 다잡아준 건 스승 신디 브래들리였다고 고백한 바 있다.

발레리나가 된 이후에는 흑인이라는 이유로 시련을 겪어야 했다. 갈색 피부 때문에 유명 발레단의 프로그램에 거절당했고, ‘백조의 호수’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는 이 같은 차별을 압도적인 기량으로 뛰어넘었다.

그의 회한은 자서전 『라이프 인 모션』에 잘 드러나 있다. 코프랜드는 책에 “내가 두려운 것은 또 다른 흑인 여성이 엘리트 발레단에서 내 위치까지 오르는 데 또 다른 20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내가 그랬던 것처럼 가난하고, 제대로 이해받지 못할지 모른다”고 썼다.

에스티로더 향수 모델에 발탁된 흑인 발레리나 미스티 코프랜드 [사진 에스티로더 공식 홈페이지]

에스티로더 향수 모델에 발탁된 흑인 발레리나 미스티 코프랜드 [사진 에스티로더 공식 홈페이지]

에스티로더 향수 모델에 발탁된 흑인 발레리나 미스티 코프랜드 [사진 에스티로더 공식 홈페이지]

에스티로더 향수 모델에 발탁된 흑인 발레리나 미스티 코프랜드 [사진 에스티로더 공식 홈페이지]

에스티로더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코프랜드는 “내가 쓰는 향수는 내가 선 무대에서 나라는 사람을 보여준다”며 “에스티로더라는 유서깊은 브랜드와 함께하게 돼 매우 기쁘며, 앞으로 ‘모던 뮤즈’를 뿌리고 무대에 오를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각자의 꿈을 향해 달리는 이들을 향해 “나는 하루 하루를 내가 더 나아질 수 있는 기회라 여기고 맞이한다”며 “꿈을 이루려면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신념을 가져야 한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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