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행기에서 아들에게 '러시아 회동' 거짓 해명 지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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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에게 '러시아 회동'과 관련해 거짓 해명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당초 보좌관들이 진실된 성명을 내는 것에 합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계획이 바뀌었다는 내용과 함께 이 같이 보도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 미국 대선 기간 러시아 변호사와 만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에게 타격을 줄 정보를 받기로 하고, 러시아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를 만났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논란이 이어지자 트럼프 주니어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 어린이 입양 프로그램을 주로 논의했다"며 "이 문제는 대선 이슈도 아니었으며 후속 만남도 없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를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트럼프 주니어에게 이러한 내용의 성명을 내라고 지시했다. 어린이 입양 문제로 만났다는 트럼프 주니어의 해명은 이후 거짓으로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는 보좌관들의 원래 계획은 진실된 성명을 내는 것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에어포스원 지시'로 거짓 해명이 나가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주니어는 작년 6월 러시아의 팝스타 에민 아갈로프의 대리인으로부터 클린턴 선거 캠프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정보가 있다는 e메일을 받고는 17분 만에 답장을 통해 "당신 얘기가 그렇다면 특히 여름 후반에 나는 (그 정보를 얻는 것을) 원한다(I love it)"며 관심을 보였다. 트럼프 주니어는 그달 9일 트럼프타워에서 베셀니츠카야 변호사와 만났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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