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타협해 6개월 시간 벌겠다" 황교수, 작년말 김선종씨 귀국 종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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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6일 서울대 조사위원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씨는 귀국 직후인 지난해 12월 25일 새벽 조사를 받으면서 "황 교수가 2005년 12월 17일 내게 전화를 걸어 '정부와 타협해서 6개월간 시간을 벌어 보겠다. 오면 자리를 주겠다'고 회유했으나 거절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김씨는 황 교수가 서울대병원 줄기세포허브 팀장 자리를 제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17일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줄기세포는 없다"는 기자회견(15일)을 한 데 이어 황 교수가 반박 기자회견(16일)을 통해 "줄기세포 2, 3번이 김씨와 누군가에 의해 바꿔치기 당했다"며 검찰에 수사의뢰한 직후다. 오명 전 과학기술부총리도 지난해 12월 22일 서울대 정운찬 총장에게 "조사 결과 발표를 늦춰 달라"고 부탁했다.

김씨의 진술서에는 "황 교수가 박종혁 피츠버그대 연구원을 통해 내가 줄기세포를 조작했다는 자백을 받으려 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줄기세포 조작 의혹과 관련, 김씨는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 수정란 줄기세포로 바뀐 것은 나도 몰랐다"는 진술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황 교수 측은 "황 교수는 김씨와 지난해 12월 10일 이후 한 번도 통화한 적이 없다"며 "그 이전에 귀국을 종용한 것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였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교신저자인 미국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가 논문 조작에 관여한 정황을 확보했다고 이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강성근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최근 조사에서 "황 교수가 지난해 1월 줄기세포 오염사고 직후 섀튼 교수를 만나 '줄기세포 4~7번이 오염사고로 소멸됐다'는 소식을 전하자 섀튼 교수가 '어차피 4~7번이 만들졌으니 논문을 게재하자'고 하는 말을 옆에서 들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다음주에 김씨와 황 교수를 소환 조사키로 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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