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밤하늘서 포착된 '섬광'의 정체…北 성공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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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카이도에 위치한 NHK 방송국 카메라 여러 대에 하늘에서 수직 낙하하는 섬광이 동시에 포착됐다. 영상이 촬영된 시각은 29일(현지 시간) 새벽 0시 28분 26초로 북한의 화성 14형 미사일 발사 후 약 47분이 지난 때다.

NHK는 "무로란 방송국 옥상과 슈쿠츠 지역의 2개소에 설치된 카메라에 북서쪽 하늘에서 유성 같은 것이 빛나며 낙하하는 모습이 찍혔다"며 "거의 같은 시간, 동해 북서쪽을 향해 설치된 에사시에 위치한 카메라에도 해수면이 짧은 시간 빛에 비춰지는 모습이 찍혔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이 섬광이 북한의 미사일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미사일 외에는 다른 것을 생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진 NHK 캡처]

[사진 NHK 캡처]

만일 북한의 화성 14형 미사일이 맞다면 해당 섬광의 모습은 북한 미사일의 성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 재진입체가 대기권을 통과하면서 형태가 유지된 채 해상에 떨어진 것이라면 북한이 ICBM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재진입 기술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NHK는 미국 로켓 기술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섬광을 띤 물체가) 대기권 재진입시 강한 압력과 고열에 견딜 형태를 간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그렇다면 북한 기술은 진전되고 있는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는 가운데 우리 군은 일본 해상에 포착된 섬광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분석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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