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오 “대북 비밀공작 검토” 해리스 “군사적 선택지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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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폼페오 CIA 국장(左), 해리스 사령관(右)

폼페오 CIA 국장(左), 해리스 사령관(右)

미군과 정보기관 고위 인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미 고위인사들, 북핵 동시다발 경고 #“외교로 더이상 안 되는 시점 왔다 #트럼프가 말하는 순간 다양한 작전” #미 상원, 대북 원유 차단 법안 통과

대북 강경론자로 알려진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할 군사적인 선택지를 준비해 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워싱턴 주미 일본대사관 강연에서 “지난 4일 발사된 것처럼 북한은 당장 미국 대륙과 하와이에 도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 전체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해리스는 이어 “모든 국가가 북한의 지도자를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해 외교적·경제적인 압박을 가해야 한다”며 “북한이 평화적으로 비핵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앞으로도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할 군사적인 선택지를 준비해 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북한은 테러와 더불어 미국에 대한 최고의 위협”이라며 “비밀공작도 검토하고 있다”고 워싱턴프리비컨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폼페오는 ‘외교와 제재’ 중 어느 쪽을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의 지시를 지켜보자”고 했다. ‘대통령이 무언가를 지시했나’고 묻자 “말할 수 없다”면서도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센터를 통해 정보 수집부터 비밀 공작, 미 국방부에 대한 무기 지원까지 다양한 작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대통령이 ‘외교로는 더는 안 되는 지점에 이른 것 같다’고 말하는 순간 다양한 선택안을 대통령에게 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CIA는 지난 5월 이례적으로 북한 문제를 다룰 ‘한국임무센터(Korea Mission Center)’를 설립했다고 공개 발표했다.

스콧 스위프트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도 27일 호주 수도 캔버라의 호주국립대(ANU)에서 열린 안보 포럼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접근법에서는 ‘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마땅히 대화의 일부”라고 말했다. ‘세계가 아마도 핵을 보유한 북한과 살아야 하는 것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사람들이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고 말할 때는 핵보유국 북한과 관련한 대화도 포함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미 상원은 이날 ‘북한·러시아·이란 제재 패키지법’을 찬성 98표, 반대 2표로 통과시켰다.

대북제재 법안은 핵무기 개발을 봉쇄하기 위해 북한으로 흘러들어 가는 자금줄을 차단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북한에 대한 원유 및 석유 제공 금지와 북한 노동자 고용 금지, 북한 온라인 상품 거래 사이트 차단 등이 이뤄진다. 북한 선박은 물론 유엔 대북제재를 거부하는 국가 선박은 미국 영해 운항과 미국 항구 정박이 금지된다. 이 법안은 지난 25일 하원에서도 찬성 419명, 반대 3명로 가결 처리됐다. 28일 백악관으로 이송되며 트럼프 대통령 서명을 거쳐 법률로 확정된다.

일본 정부도 이날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한 각의를 열어 중국 단둥(丹東)은행과 다롄(大連)국제해운 등 5개 단체와 개인 9명을 새로 자산동결 대상에 추가하기로 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29일 단둥은행과 미국 기업의 거래를 전면 중단시켰고, 다롄국제해운도 대북제재 명단에 올렸다.

문병주·이기준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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