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한 달 만에 지지율 10%p 폭락...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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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곡선이 심상치 않다.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현지 언론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 달 사이 10%p 떨어졌다고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제왕적 행보와 예산 감축 등 밀어붙이기 식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주간지 주르날 뒤 디망슈가 프랑스여론연구소(IFOP)에 의뢰해 프랑스 국민 19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긍정 지지율은 54%로 나타났다. 지난달 조사에서 64%를 얻은 것과 비교해 10%p 떨어진 것이다.

프랑스에서 대통령의 취임 초기 급격한 지지율 하락은 이례적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설명이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역대 프랑스 대통령 중 취임 초기 지지율이 이처럼 급락세를 보인 경우는 1995년 자크 시라크 대통령 때 15%p 하락한 것을 제외하고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는 피에르 드 빌리에 합참의장이 사퇴한 것이 계기가 됐다. 마크롱 대통령이 긴축재정을 밀어붙이는 가운데, 국방예산 감축에 반발한 빌리에 합창의장이 일주일 만에 사임한 것이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국방부를 찾아 "모든 부처에 (지출 삭감) 노력이 필요하며 충분히 실행 가능한 지시인데, 이런 논쟁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품위 없는 행동"이라며 "나는 당신들의 상관이며(I’m your boss) 어떤 압력과 조언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라고 발언했다.

이에 진보적인 성향의 일간 리베라시옹은 "(마크롱의) 유치하고 권위주의적인 행태"라며 "젊은 대통령이 좀 더 성장해야 할 때"라고 비판했다.

또, 마크롱 대통령이 오는 2018년부터 부유층 세금 감면 도입을 검토하는 등 여론 친화적이지 않은 '친기업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도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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