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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공유 자전거 여신 모바이크 '후웨이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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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자전거 업계 여신, 기자 출신 창업자, 80허우(后)

중국 1위 공유 자전거 업체 모바이크(摩拜单车)의 창업주 후웨이웨이(胡玮炜)를 수식하는 말이다.

10년 자동차·IT 전문기자 출신 #모바이크 창립 2년 만에 업계 1위 #자전거 설계·생산 혼자해...스마트 교통의 첨병

10년간 자동차·IT 전문기자로 일했던 후웨이웨이는 지난 2015년 10월 모바이크를 창립, 2년 만에 업계 1위로 올려놓은 중국 스타트업계 전설이다.

후웨이웨이 모바이크 창업주. [출처: 바이두]

후웨이웨이 모바이크 창업주. [출처: 바이두]

현재 모바이크 공유 자전거는 130개 도시에서 500만대 이상이 운행되고, 매일 2,000만회가량 이용되고 있다. 싱가포르, 일본, 영국 등 해외에도 진출했으며 최근에는 미국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가입자 수는 1억명을 넘어선다. 시장 점유율은 60% 정도로 업계 1위다(2017년 1분기 기준).

잘 나가니 돈도 몰린다. 현재까지 60억 위안(약 1조 10억원) 이상을 유치했다. 텐센트, 폭스콘, 미국 워버그 핀커스, 싱가포르 테마섹, 세쿼이아캐피탈차이나 같은 거물들이 투자자로 나섰다. 기업가치는 100억 위안(약 1조 6683억원)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자동차 전문기자, 공유 자전거에 주목하다 

후웨이웨이는 1982년 중국 저장(浙江)성 둥양(东阳)에서 태어났다. 2004년 명문대인 저장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에 입사해 자동차 전문기자로 근무했다.

이후 신경보(新京報), Business Value(商業價值), 지커궁위안(极客公园) 등을 거치며 IT 분야를 주로 취재했다. 창업, IT 관련 지식과 안목을 키울 수 있었던 것도 이 덕분이었다.

기자는 곧 창업자다. 기자가 글을 쓰는 것은 창업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것과 같다. 좋은 기자의 필수 덕목인 상식, 논리, 통찰력은 창업자의 기본 소양이기도 하다. 질문이 답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점도 같다. 여기서 질문이란 '발견'이다. 니즈를 발견하는 것은 모바일 인터넷 시대의 창업자에게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10년 간의 기자 생활은 그녀에게 알짜배기 인맥도 선사했다.

모바이크 창립을 결심한 것도 지인 덕이었다. 리빈(李斌) 웨이라이자동차(蔚来汽车) 창립자는 후웨이웨이에게 “언제 어디서나 QR코드 스캔으로 잠금 장치를 해제하는 공유 자전거 사업을 한 번 해보면 어떨까?”라는 조언을 했다고 한다.

후웨이웨이는 이 말에 머리가 띵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녀는 이 사업이 먹힐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우선 중국은 알리페이, 위챗페이 같은 모바일 결제가 보편화 돼있어 60살 먹은 노인도 따로 교육을 받을 필요 없이 QR코드 스캔으로 공유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다.

더불어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자전거 산업체인을 구축했다는 점, 스모그 퇴치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는 환경 애호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그녀의 창업 결심을 굳혔다.

2015년 10월 후웨이웨이가 모바이크를 세운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자전거 설계였다. 어느 정도 밑천도 있었다. 앞서 그녀의 창업을 응원했던 리빈 웨이라이자동차 창립자가 모바이크에 500만위안(약 8억 3400만원)을 투자하며 엔젤투자자로 나섰다.

GPS 모듈, IoT(사물인터넷) 프로세서가 탑재된 모바이크 스마트 자전거. [출처: 이매진차이나]

GPS 모듈, IoT(사물인터넷) 프로세서가 탑재된 모바이크 스마트 자전거. [출처: 이매진차이나]

후웨이웨이는 △최소 50개월 이상 주행이 가능하고 △공기를 주입할 필요가 없는 에어리스 타이어 △무(無)체인 △녹슬지 않는 알루미늄 소재의 자전거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이 까다로운 요구를 100% 맞춰줄 제조업체를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자체 공장을 세워버렸다. 이 덕분에 모바이크는 원하는 자전거를 빠르게 생산하고 상용화할 수 있다.

작년 하반기에는 자전거가 무겁다는 고객의 피드백을 수용해 차체가 가볍고 가격도 저렴한 ‘모바이크 라이트(Lite)’를 출시했다. 최근 공개된 신제품 펑칭양(風輕揚)은 ‘승차감이 훌륭한 최고의 공유 자전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밖에 스마트 잠금장치, 빅데이터 인공지능 플랫폼 ‘모팡(魔方)’을 만들었고, 각 도시에 공유자전거 스마트 정거장도 설치했다. '모팡'에서는 실시간 주행 현황 파악 및 예측, 자전거 수급 상황 예측 등을 하며 운영 효율을 대폭 끌어올리고 있다.

모바이크 자전거에 설치된 위성항법시스템만 해도 3종류나 된다. 중국이 독자 개발한 베이더우(北斗), 미국이 개발한 GPS, 러시아가 개발한 글로나스다.

후웨이웨이는 2015년 말, 전문경영인 물색에 나섰다. 마침 우버(Uber) 상하이의 왕샤오펑(王晓峰) 총경리가 자리에서 물러나 캐나다로 갈 계획이었다. 후웨이웨이는 2시간 만에 그를 설득해 모바이크 CEO 자리에 앉혔다.

후웨이웨이는 지난 6월 중국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하계 다보스포럼)에 초청 받았다. 오른쪽은 클라우스 슈왑 세계경제포럼 총재. 슈왑은 모바이크의 글로벌화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출처: 바이두]

후웨이웨이는 지난 6월 중국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하계 다보스포럼)에 초청 받았다. 오른쪽은 클라우스 슈왑 세계경제포럼 총재. 슈왑은 모바이크의 글로벌화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출처: 바이두]

모바이크는 여타 스타트업처럼 초기 자금조달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끝없는 설명, 설득, 인내, 특유의 고집으로 하나 둘씩 투자자를 포섭했다.

특히 모바이크의 본질이 단순한 자전거 공유가 아닌 사물인터넷(IoT)에 있다는 점이 투자자의 구미를 당겼다. 투자자들은 IoT 기업인 모바이크의 성장 잠재력과 향후 사업 다각화 여지가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2016년 4월 상하이에서 첫 공유 자전거 서비스를 선보인 모바이크는 4개월 만에 베이징에도 진출했다. 이후 급속도로 성장해 현재는 전 세계 130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유 자전거 공룡으로 거듭났다.

리커창 국무총리 만나 혁신 역설

꼭 누구를 따라해야 하나? 80허우(80년대생)의 특징은 독립적인 사고다.

한 인터뷰에서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이 누구냐는 질문에 후웨이웨이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만의 길을 가겠다는 얘기다.

물론 현지 기자의 집요한 공세에 후웨이웨이는 '스티브 잡스',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 '리수푸(李书福) 지리자동차 회장'을 좋아한다고 마지못해 대답했다. 특히 아직까지 특유의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는 리수푸 회장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에는 국무원의 초청을 받아 리커창 총리, 각 부서 링다오(지도자), 리둥성 TCL 회장 같은 유명 기업인들 앞에서 혁신과 실물경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당시 그렇게 공식적인 자리인 줄 모르고 스웨터를 입고 간 후웨이웨이는 홀로 단출한 모양새에 조금 당황했다고 회상했다. 리커창 총리는 마지막에 후웨이웨이와 악수하며 "봄바람을 불게 해줘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편 최대 경쟁사 ofo와의 합병설에 대해 후웨이웨이는 "그럴 일 없다"며 못을 박은 상태다. 현 시점에서 모바이크의 주요 목표는 이익 창출이 아닌 확장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모바이크는 세계 각국의 지자체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목표는 올해 말까지 전 세계 200개 도시에서 모바이크 공유 자전거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이다.

차이나랩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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