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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 넓고 주둥이 뾰족 … 순수혈통 제주개, 천연기념물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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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이마는 넓고 주둥이가 뾰족하며 꼬리는 말리지 않고 빗자루처럼 꼿꼿하다. 털은 두껍고 귀가 쫑긋 서 있다. 제주도 토종개인 ‘제주개’의 특징이다.

일제강점기 등 거치며 사라졌지만 #1986년 순수혈통 3마리 찾아 복원 #끈기·용맹성 뛰어나고 행동 민첩해

이런 제주개가 천연기념물 등재에 도전한다. 제주도는 11일 “제주개를 진돗개와 삽살개, 경주동경이 등 다른 토종견들처럼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천연기념물 등재는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종을 보전함으로써 제주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추진된다. 제주도는 2000년대 들어 제주개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타 품종과의 관계 등에 대해 연구를 해왔다.

제주개는 꼬리가 빗자루처럼 반듯하고 귀가 쫑긋한 게 특징이다. [사진 제주도축산진흥원]

제주개는 꼬리가 빗자루처럼 반듯하고 귀가 쫑긋한 게 특징이다. [사진 제주도축산진흥원]

제주개는 지난 5월 국립축산과학원의 유전자 분석 결과 순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돗개와 삽살개 등 국내 다른 개와 혈통이 섞이지 않은 순수혈통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제주개가 육지에서 떨어진 섬 지역에서 생존해온 것이 순혈도를 높인 것으로 보고 있다.

다 자란 제주개의 몸길이는 49~55㎝, 몸무게 12~16㎏로 진돗개와 비슷하다. 귀가 밝고 냄새를 잘 맡아 오소리·꿩 등의 사냥견으로서 뛰어난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다. 끈기와 용맹성도 뛰어나고 행동이 민첩한 것으로도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은 제주개가 3000여 년 전 중국에서 건너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을 거치면서 모피용과 식용으로 쓰이면서 대부분이 사라졌다. 이후 잡종 교배가 많이 이뤄지면서 순수한 혈통의 제주개는 더욱 찾기 힘들어졌다.

이에 따라 제주도축산진흥원은 제주개 혈통 보존에 착수했다. 1986년 제주 전역에서 순수한 제주개 3마리를 찾아 육성한 것이 시작이다. 현재 축산진흥원에는 65마리의 제주개가 사육되고 있다.

김대철 제주도 축산진흥과 사무관은 “제주개의 천연기념물 등록을 위해 옛 문헌과 자료 등을 수집하는 한편, 전문가 용역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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