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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여파? 골프장 개별소비세 첫 감소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국내 골프장이 낸 개별소비세가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대중제(퍼블릭) 전환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세수를 가장 많이 거둬들인 곳은 2년 연속 부산 수영세무서였다.

2016년 국세청 세수 233조3291억원 #소득세 70조, 부가가치세 62조, 법인세 52조 순 #부산 수영세무서 세수 2년 연속 1위 #상속·증여세도 꾸준한 증가세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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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3일 71개 항목의 국세통계를 미리 공개했다. 국세청은 매년 12월 국세통계연보를 발간하는데 좀 더 빨리 각종 통계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사전에 일부 통계표를 공개한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청 세수는 233조329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5조2000억원(12.1%)가량 증가했다. 총국세 대비 국세청 세수의 비중은 96.2%로 전년보다 0.7%포인트 늘었다.

자료:국세청

자료:국세청

세목별로는 소득세가 2015년보다 7조7000억원 증가한 70조1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부가가치세는 7조6000억원 증가한 61조8000억원, 법인세는 7조1000억원 늘어난 52조1000억원이었다. 나머지는 교통·에너지·환경세 15조3000억원, 개별소비세 8조9000억원, 상속·증여세 5조4000억원 순이었다. 소비세는 증권거래세를 빼고 모두 증가했다. 거래시간 연장 등에도 지난해 주식시장이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해 거래량이 줄어든 게 증권거래세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개별소비세 전체는 증가했지만 골프장이 낸 개별소비세는 2015년 2092억원에서 지난해 2028억원으로 3.1% 줄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2016년 전국 486개 골프장 내장객은 3672만 명으로 전년(3541만 명)보다 3.7%가량 늘었다. 내장객 증가를 이끈 건 대중제 골프장이다. 전년보다 내장객이 20.5%나 늘었다. 반면 회원제 골프장 내장객은 12.9% 줄었다.

자료:국세청

자료:국세청

이에 따라 대중제 골프장 내장객(1966만 명)이 처음으로 회원제 골프장 내장객(1852만 명)을 추월했다. 회원제 골프장이 2015년 218개에서 지난해 196개로 줄어든 반면 대중제 골프장은 265개에서 290개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체 이용객엔 큰 변화가 없었지만 개별소비세를 내지 않는 대중제 골프장 이용객이 늘면서 전체 세수가 감소한 걸로 볼 수 있다. 유흥주점 개별소비세도 5년 연속 감소하면서 1000억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개별 세무서 중 세수를 가장 많이 거둬들인 곳은 부산 수영세무서였다. 2016년 한해 동안 11조4935억원을 거둬들여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통상 개별 세무서의 세수는 대기업이나 금융기관 본사의 입지와 관계가 깊다. 수영세무서는 공공기관 이전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증권거래세를 징수해 납부하는 한국예탁결제원과 한국거래소·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이 관할 내에 있다. 서울 남대문세무서(10조1766억원), 울산세무서(9조4831억원)가 뒤를 이었다. 세수가 제일 적은 세무서는 상주세무서로 852억원이었다. 수영세무서와 세수 격차가 135배에 달한다.

자료:국세청

자료:국세청

상속세 신고세액은 2조3052억원으로 2015년(2조1896억원)에 비해 5.3% 늘었다. 피상속인 수도 6217명으로 14% 증가했다. 상속세 신고세액은 2014년부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1인당 평균 신고세액은 3억7100만원으로 2015년(4억200만원)에 비해 7.7% 감소했다. 증여세 신고건수는 11만6111건으로 15년(9만8045건)에 비해 18.4% 증가했다. 신고세액은 2조7236억원으로 15.3% 늘었다.

최영준 국세청 국세통계담당관은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되는 국세 관련 통계를 더 적극적으로 공개하겠다”며 “연말에 발간할 국세통계연보에도 이용자의 의견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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