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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뱃살부터 빼준다' 그런 운동 세상에 없습니다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에는 다이어트에 관한 여러 가지 '썰'들이 많습니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한 가지 음식만 먹어야 한다', '살 빼기에 성공하려면 하루 두 시간 이상 운동해야 한다' 등이 그 예죠. 그런데 이 말, 정말 믿어도 되는 걸까요? 소중이 만난 피톨로지는 의사·기획자·선수·코치 등 피트니스 전문가들이 올바른 건강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모인 프로젝트 팀입니다. '생각하는 운동쟁이들' 피톨로지에게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운동 정보 중 '진짜'는 무엇인지 들어보았습니다.
글=이연경 기자 lee.yeongyeong@joongang.co.kr
사진=이지아 작가(오픈 스튜디오)

인터뷰를 통해 다이어트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박하형 학생기자·이준형 트레이너·박지유 학생모델(왼쪽부터).

인터뷰를 통해 다이어트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박하형 학생기자·이준형 트레이너·박지유 학생모델(왼쪽부터).

피톨로지의 대표 아주라. 『공포 다이어트』,『다시, 몸』, 『생존체력 이것은 살기위한 최소한의 운동이다』 등의 저자이다.

피톨로지의 대표 아주라.『공포 다이어트』,『다시, 몸』,『생존체력 이것은 살기위한 최소한의 운동이다』 등의 저자이다.


피톨로지 트레이너들의 프로필

아주라: 피톨로지의 대표이자 마음을 보듬는 트레이너. 하지만 다이어트에 대해 말할 땐 단호하기 짝이 없다. 쿨하고 유쾌한 성격. 그녀의 꿈은 바르고 검증된 지식들로 가득한 피트니스 지식창고 만들기다. 다른 일정 탓에 소중과의 인터뷰는 짧은 시간 동안 이뤄졌다. 아주라의 다른 이야기들은 『공포 다이어트』로 보충했다.

이준형: 뉴챔프 멀티짐의 대표이자 피톨로지 멤버. 피트니스 트레이너 10년 경력에 크로스핏, 종합격투기, 우슈, 주짓수 등 각종 무술까지 마스터했다.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말투만큼은 부드럽고 친절하다. 유아 체육 실기교사 1급 자격까지 갖췄다. 인터뷰할 때도 어린이·청소년 다이어트에 관한 각종 썰들을 꼼꼼히 분석해줬다.

-'여자 아이돌들처럼 날씬한 다리를 가질 수 있을까. 다리 운동을 꾸준히 하면 효과가 있을까.'
(아주라) "아뇨. 시중에 보면 '이 운동은 다리 살을 빼준다', '뱃살부터 빼준다'라고 말하는 책 있죠? 그거 다 거짓말이에요."
(이준형) "우리 몸에 들어온 에너지는 지방의 형태로 저장이 되는데요. 이 지방은 우리 몸 가운데 움직임이 적은 부위에 축적됩니다. 배, 허벅지, 팔뚝 이런 부분이죠. 찔 때는 이렇게 특정 부위에만 몰려서 붙는 지방이 빠질 때는 골고루 빠지게 돼요. 여러분이 다리 운동을 하면 다리에 붙은 지방만 빠지는 게 아니라 배, 팔뚝, 하다못해 손가락에 있는 지방도 조금씩 타는 거에요. 다시 말해 특정 부위만 살을 뺄 수 있는 운동은 존재하지 않아요."

-'맛있게 잘 먹으면서 살 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아주라) " 다이어트에는 절대로 변하지 않는 법칙이 있습니다. '먹어서 찐 살은 안 먹어서 빼야 한다.'살을 빼려면 적게 먹어야 하는 게 제1 원칙입니다. 음식으로 섭취한 칼로리를 다 쓰지 않으면 우리 몸은 이것을 아주 착실하게 살로 만들거든요. '많이 먹고 많이 운동하면 되지 않나요?'란 질문을 할 수도 있을 텐데요. 하지만 운동으로 하루 동안 소모할 수 있는 칼로리는 최대 500kal 정도에요. 공부 스트레스 때문에 군것질을 못 끊는 친구들도 많죠. 실제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식욕은 증가합니다. 우리 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 중 하나가 먹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많은 친구들이 공부를 하고 나서 초콜릿도 먹고, 사탕도 먹습니다. 이렇게 먹은 게 다 머리로 가서 소모될 것 같지만,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아요. 뇌는 굶주리는 일이 없습니다. 우리 몸이 근육을 분해해서까지 뇌에 늘 일정량의 에너지를 공급하거든요. 즉,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음식을 요구하는 두뇌의 요청을 들어줄 필요가 없어요. 차라리 가벼운 산책을 하면서 기분전환 하는 것이 더 좋죠. 힘들고 짜증나도, 다이어트 할 땐 먹는 걸 줄이세요."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음식이 따로 있을까. 닭가슴살만 먹고 살을 많이 뺐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얼마나 효과적일까.'
(아주라) "다이어트 할 때 한 가지 음식만 먹어선 절대 안 됩니다. 어떤 음식이든 탄수화물, 단백질, 비타민 등의 여러 영양소가 어느 정도씩은 들어 있지만, 그중에서도 비중이 높은 영양소가 있고 낮은 영양소가 있어요. 가령 닭가슴살에도 지방, 미네랄 등이 들어있지만 주된 영양소는 단백질이죠. 맨날 닭가슴살만 먹으면 단백질 섭취량만 많아 영양 불균형에 빠집니다. 골고루 먹어야 해요."
(이준형) "가공하지 않은 신선한 음식을 많이 먹는 것도 중요하죠. 이 부분은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급식을 먹기 때문에 식단조절이 어렵다고 호소하기도 하는데요. 어떤 음식을 먹느냐보단 '그 음식들을 하루에 얼마만큼 먹는가?'가 더 중요하죠. 위 음식을 골고루 먹되 먹는 양을 꼭 줄이도록 하세요."

-'살 빼기에 성공한 친구로 인해 다이어트 의욕이 불타고 있다. 효과적으로 다이어트 계획 짜는 법이 있다면.'
(아주라) "워워, 흥분한 마음부터 가라앉히세요. 그래야 다이어트 성공합니다. 특히 '몇 주만에 몇 kg 뺐다'는 블로그 글을 보고 과도한 다이어트 계획을 짜는 친구들이 많아요. 끼니 때 방울 토마토만 먹고, 운동은 4~5시간씩 한대요. 그런 친구들의 롤모델은 주로 깡마른 아이돌들이에요. 정신 번쩍 들만한 얘길 해줄게요. 그런 몸의 대부분은 '타고난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준형) "이 얘기를 풀어 말하면, 장기간에 걸쳐 운동하고 식단 조절을 해야 예쁜 몸을 만들 수 있단 거에요. 다이어트의 핵심은 먹는 걸 줄이는 것이라고 했죠? 다이어트 기간 동안 바짝 방울토마토만 먹었다고 해도 평소 과식을 많이 했다면 소용 없어요. 금방 원래 식습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거든요."
(아주라) "우리 몸은 변화를 끔찍히 싫어해요. 특히 칼로리 섭취는 몸에 각인된 습관을 따르게 돼있죠.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싶다면 변화는 서서히 가해야 합니다. 간식을 끊고 싶다면 하루에 핫초코 2잔 마시던 것을 1잔만 마시는 것으로 바꾸세요. 끼니를 대충 떼울 땐 컵라면 대신 저칼로리인 스트링 치즈나 우유를 먹는 것도 좋아요."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운동이 따로 있을까.'
(이준형) "운동은 '균형잡힌 몸'을 만들기 위해 필요합니다. 운동을 오랫동안 하지 않은 몸은 사용해온 근육만 무리하게 쓰게 돼요. 예를 들어볼게요. 보통 운동을 안 한 친구들이 걸을 때 자주 쓰는 근육이 허벅지와 허리 근육입니다. 운동을 통해 엉덩이와 배의 근육을 강화하면 이쪽으로 몸의 무게 중심이 이동해서 허벅지와 허리에 가해지는 긴장이 훨씬 줄어들 수 있어요. 그런데 운동을 안 하니까 이 두 부위에만 무리가 가고 통증이 생기죠. 백문이 불여일견, 허리를 숙인 다음 손등으로 땅을 짚어보세요. 잘 안 되는 친구가 있을 거에요. 허벅지와 무릎 앞쪽 근육은 늘어나 길어졌는데 상대적으로 뒤쪽 근육은 짧아서 그런 겁니다. 너무 오랫 동안 앉은 자세를 취했기 때문이 원인이죠. 운동은 체력 증진에도 좋아요. 특히 팔꿈치, 어깨, 허리, 고관절 같이 몸의 큰 관절을 동시에 쓰는 '복합관절운동'이 효과적이죠. 움직이는 관절이 많을 수록 동원되는 근육도 많아지거든요. 스쿼트(허벅지가 무릎과 수평이 될 때까지 앉았다 섰다 하는 동작), 데드리프트(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려 앉은 자세에서 허리를 활처럼 만들어 바벨을 들어올리는 동작)가 집에서도 할 수 있는 대표적인 복합관절운동입니다."
(아주라) "그렇다고 복합관절운동 같은 거 수첩에 적지 말고요. 여러분 나이 때는 그냥 나가서 친구들이랑 축구하고, 아파트 계단을 전력질주로 달려 올라가는 정도면 충분해요."

-'어떻게 하면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을까.'
(아주라) "'한 달 동안 10kg 빼기' 같은 목표를 잡으면 운동하는 게 부담되죠. '부모님이 시켜서' 같이 억지로 하는 운동도 재미없어요."
(이준형) "사실 운동은 하면 할수록 재미있는 건데요."
(아주라) "재밌는 방식으로 운동하면 돼요. 저는 학생들에게 서전트점프(제자리 높이뛰기)를 가르쳐줄 때 '서전트 점프로 파도타기' 시간을 꼭 가져요. 학생들이 줄을 맞춰 서 있으면 맨 끝에 있는 친구들부터 점프를 하게 한 다음 반대편 끝까지 이걸 이어가는 거에요. 파도타기를 하기만 하면 친구들이 깔깔 거리느라 정신 없던데요."
(이준형) "운동 강도를 높여가는 것도 좋아요. 테니스를 예로 들면, 처음 얼마 동안은 초보적인 라켓 기술을 배우고 이게 익숙해지면 온 몸을 쓰는 고급 기술을 배우는 거에요. 이러다 보면 점점 운동하는 자신감과 성취감이 올라가요. 운동을 하면 할수록 신나는 이유가 바로 이거죠."
(아주라) "가족들과 같이 하는 운동도 재밌어요. 부모님께서 운동하는 걸 귀찮아 하시면 "엄마, 운동 열심히 하면 공부도 잘할 수 있대"라고 말씀드려보세요. 실제로 운동은 두뇌에서 학습과 기억 능력을 관장하는 해마의 크기를 커지게 합니다."

-'운동하면 키가 안 클까.'
(이준형) "그렇지 않아요. 성장판은 관절과 관절 사이에 있는데 운동이 이곳들을 자극해 오히려 키 크는 걸 돕거든요."
(아주라) "작은 키를 가진 레슬링, 역도 선수들을 보고 '운동을 열심히 하면 키가 작아지는구나'라고 생각한 친구들이 많을 텐데요. 이 종목들은 몸의 무게중심이 낮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키가 그리 크지 않은 선수들이 많은 거에요. 똑같이 운동을 많이 하는 농구나 배구선수들의 키가 큰 것만 봐도 운동이 키 크기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건 쉽게 알 수 있어요."
(이준형) "부상이 생길 정도로만 운동을 하지 않으면 돼요. 그러려먼 자신의 몸 상태를 전문가에게 꾸준히 체크 받는게 중요해요. 운동 선수들도 운동 시작 전에 그런 과정을 거쳤고요. 다시 말해, 정확하고 올바르게만 하면 운동은 무조건 키 크는데 도움이 됩니다."
(아주라) "혹시, 운동하기 싫어서 이걸 이유로 말하는 건 아니겠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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