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인내는 끝났다” 대놓고 北 압박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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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8호 05면

쓰나미처럼 몰아붙인 트럼프 스타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놓고 쓰나미처럼 한국을 압박했다. 대북 강경 정책을 바꿀 의향이 없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문 대통령과 단독·확대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언론발표에서 “북한은 무모하고 잔혹한 정권”이라고 강경 비난했다. 한·미 FTA를 놓고도 “훌륭한 협정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공동 언론발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관계의 최대 뇌관으로 여겨졌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만 거론하지 않았을 뿐 방위비 분담금 문제까지 새롭게 거론했다. 한·미 동맹을 좌우하는 대북정책, 무역,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3대 현안을 모두 꺼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보여준 북한에 대한 인식은 ‘압박’이라는 말로 요약된다. “무모하고 잔혹한 북한 정권” “북한이라는 위협”이라는 직설적 표현이 두 차례나 등장했고, 북한을 더는 봐주지 않겠다는 자신의 속내도 표현했다. 그간 밝혀왔던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실패했다”에 이어 “솔직히 말해 인내는 끝났다(Frankly that patience is over.)”는 다섯 단어로 대북정책을 알렸다.

따라서 트럼프 정부가 중국은 물론 동맹국인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요구하는 현 단계의 전략은 압박 강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역내 강국과 모든 책임 있는 나라가 제재를 이행하고 북한이 더 좋은 길로 가도록 요구하는 데 동참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한국 정부에 만만치 않은 부담을 안겼다는 평가가 나온다.첫 정상회담은 ‘트럼프 스타일’이 한국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현장이 됐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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