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코끼리 코를 떼었다 붙였다 … 발칙한 상상놀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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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엄마는 키도 다 컸다며 왜 매일 밥을 또 먹어?” 얼마 전 이 질문을 듣고 ‘기막힘’을 체험했다. 아이들의 엉뚱함은 어른 생각의 벽을 보기좋게 깨뜨린다. 아무리 머리에 힘을 빼도 따라갈 수 없는 게 아이들의 말도 안되는 상상이다.

그런데 『아이코 내 코』(주윤희 글·그림, 북극곰, 48쪽, 1만5000원)의 작가는 어쩌면 아이들과 상상력 놀이를 끝없이 할 수 있는 어른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상상은 코끼리에서 시작한다. ‘어쩌면 코끼리의 코와 귀가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발칙한 상상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다.

수영장에 들어갈 때 코를 떼어놓는 바람에 찾지 못한 코끼리의 울음 소리로 책은 시작된다. 숲 속에서 코를 찾아 헤매는 코끼리와 그의 친구 참새의 귀여운 모험을 그렸다. 책을 다 읽고 ‘코끼리의 재접착 가능한 코와 귀’라는 작가의 상상을 아이들이 알게 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마도 어른은 짐작할 수도 없이 엉뚱한 생각의 여행이 시작될 듯하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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