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이성민, 성동일 주연에 최진리가 출연하며 연일 화제를 모은 영화 '리얼'이 '역대급 혹평'을 받고 있다.
지난 28일 개봉 당시 영화를 관람한 네티즌들은 리뷰를 통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특히 연관 영화를 추천하는 게시판에는 온라인상에서 졸작이라고 평가받는 영화 '클레멘타인' '7광구'와 비교했다.
또, '돈'이라는 영화 제목에 '아깝다'라는 글을 덧붙이거나 '긴급조치 19호'가 필요한 영화라고 쓰는 등 저마다 재치를 뽐내며 영화에 대한 실망감을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한 네티즌은 범상치 않은 필력으로 소설 같은 혹평을 써내려갔다.
그는 "티켓확인을 하던 알바생은 나를 비롯한 모든 사람을 다리를 다쳐 절뚝거리는 고양이를 본 사람마냥 동정의 시선을 보냈다"고 운을 뗐다. 영화를 본 이후에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내 내 발걸음은 제우스에게 광역 어그로를 시전하여 지구를 들게 되는 처벌을 당한 아틀라스처럼 한 걸음을 떼기 어려웠다"며 "영화 자체에서 나오던 그 분위기는 월남전 당시 공중에서 뿌려지던 에이전트 오렌지를 보는 듯한 원초적인 공포였다"고 말했다.
이어 "과연 나는 무엇을 잘못 하였길래 이 감독은 나를 괴롭히는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동이 트며 아침이 밝아오자 나는 이 모든 것을 결론짓기로 하였다. 그렇다. 이 영화는 감독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빅엿이다. 라고 말이다. 애초에 감독은 관심법으로 이 모든 것을 꿰뚫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만약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아나스타샤가 채찍이 아닌 이 영화를 맛봤다면 극강의 쾌락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이미 그에 대한 반증으로 나의 옆에 앉아계시던 할아버지는 이미 요단강의 경계에서 밀당을 시전하고 계셨으며 그 옆의 커플은 자신들의 장엄한 운명을 받아들이며 이영화를 레퀴엠으로 듣는 듯 서로의 손을 꼭 붙잡고 있었다. 이 감독은 이미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이다. 영화를 통해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다니…."라며 화려한 미사여구로 자신의 참담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 영화는 영화자체에서 감마선이 나오는 것 같은 영화다. 계속보면 내 눈이 피폭되는 느낌이다"라며 "이런 영화를 끝까지 보신 관중분들에게 별점 10점을 바치고 싶다"고 글을 끝맺었다.
'리얼'한 혹평을 감상한 네티즌들은 "영화보다 리뷰가 더 재밌다" "대체 어떻길래 이런 주옥같은 혹평들이 쏟아지는지 궁금할 정도" "고도의 노이즈마케팅 아니냐. 이쯤되면 한번 보러가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희주 인턴기자 lee.heej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