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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청문회' 첫날…野, 송영무 후보자에 "청문회 대상이 아닌 수사 대상" 사퇴 촉구

중앙일보

입력

국회 국방위원회가 28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야당 소속 청문위원들은 송 후보자를 향해 "청문회 대상이 아니라 수사 대상"이라며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28일 오후에 속개된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송 후보자가 증인신문을 지켜보던 중 위쪽을 바라보고 있다. 박종근 기자

28일 오후에 속개된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송 후보자가 증인신문을 지켜보던 중 위쪽을 바라보고 있다. 박종근 기자

이날 청문회에서 야권은 송 후보자에 대한 음주운전 논란, 고액 자문료 수수 의혹, 군납비리 수사 무마 의혹 등을 놓고 공세를 이어갔다.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은 "혈중알코올농도 0.11%가 나오면 면허취소에 1년 이내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야 한다"며 "그런데 경찰을 돈으로 매수해 (사건관련 서류를) 손으로 찢어버렸다는 제보가 있다. 완전범죄를 위해 은폐·파쇄·증거인멸을 시도했다. 청문회가 아니라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송 후보자는 "26년 전 젊은 시절 한순간의 실수를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널리 양해를 바란다"며 "진해경찰서에서 음주측정을 받았고, 그 이후에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전혀 모른다"고 답변했다.

28일 오후에 속개된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한 국방과학연구소 민군기술협력센터장, 김윤태 법무법인 율촌 관리총괄 전무, 이정우 LIG 넥스원 경영지원부문장(왼쪽부터). 박종근 기자

28일 오후에 속개된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한 국방과학연구소 민군기술협력센터장, 김윤태 법무법인 율촌 관리총괄 전무, 이정우 LIG 넥스원 경영지원부문장(왼쪽부터). 박종근 기자

같은 당 정진석 의원은 "참모총장 등 대장을 지낸 분들이 퇴역 후에 방산업체에 보수를 받고 근무한 사례가 흔치 않다"며 "(법무법인 율촌에서 지급한) 월 3천만 원의 자문료는 과하다"고 지적했고, 송 후보자는 "저도 깜짝 놀랐다"며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 구체적인 자문료는 몰랐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또, 송 후보자가 앞서 19대·20대 총선을 준비하고,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에 있었던 것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김관진·한민구 국방부 장관 중에 캠프에 기웃거린 사람이 있었나. 이명박 정부의 이상희·김관진 장관 중에 캠프에 기웃거린 사람이 있었나"라며 "문재인 정부는 국방부 장관에 한해서는 박근혜·이명박 정부보다 훨씬 못하다. 즉각 지명을 철회해달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지적에 송 후보자는 "고민은 많이 해봤다"며 "이 청문회를 통해 저의 진실과 정직함을 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28일 오후에 속개된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송 후보자가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28일 오후에 속개된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송 후보자가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야권의 이같은 공세에 여당 의원들은 송 후보자가 '제1연평해전 승리의 주역'임을 부각하며 옹호했다. 우상호 국민의당 의원은 "6·25 이후 북한과의 전쟁에서 유일하게 승리한 장군에 대해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안된다고 하는 데 대해 모멸감을 느낀다"며 "기본적인 예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고, 같은 당 김병기 의원은 "어찌 보면 가장 큰 영웅에 대한 청문회"라며 "자격 미달이라고 판단해도 국가의 미래를 위해 영웅에 대한 존중과 존경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병기 의원은 송 후보자의 딸이 어린 나이에 암으로 사망한지 이틀 만에 업무에 복귀한 일을 언급하며 "직무에 충실한 군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철희 의원은 최근 잇따라 불거진 송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에 의문을 제기했다. "최소한의 확인도 되지 않은 의혹을 무더기로 제기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송 후보자의 의혹을 다룬) 기사가 온라인상에서 특정 시점을 기점으로 기사량이 폭주했다"며 "누군가 의도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래서 이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고 국방개혁을 둘러싼 갈등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28일 오후에 속개된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송 후보자가 기침을 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28일 오후에 속개된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송 후보자가 기침을 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한편, 이날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송 후보의 입장은 청문회에서 도마에 올랐다. 사드배치 관련, 국회 비준 동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송 후보자가 "참고사항이 여러 가지가 있다"며 즉답을 피하자 서면질의서에서의 답변과는 다르다는 지적이 잇따른 것이다. 정진석 의원은 송 후보자가 서면질의서에서 내놓은 답변과 이날의 입장이 다른 것 아니냐고 지적했고,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지금 와서 공식적으로 준 문건과 내용이 다르다고 한다면 지금까지의 청문회를 취소하고 다시 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청문회에선 송 후보자의 '해군 동기 음주운전 무마 의혹'이 새로 제기됐다.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은 송 후보자가 과거 종합상황실장으로 근무하던 1991년 7월, 동기생 대령 2명과 음주운전에 적발됐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경대수 의원은 이어 송 후보자에게 동기생의 음주운전 처벌 여부를 붇고, 무마를 시도했던 것 아니냐며 공세를 펼쳤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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