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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날마다 축제! 신작 영화 속 파리 예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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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영화 '파리의 밤이 열리면' 

[사진1] 영화 '파리의 밤이 열리면'

 [매거진M] 뤼미에르 형제가 1895년 파리에서 최초로 영화를 선보였을 때, 이것은 운명이었다. 파리와 영화는 떼려야 뗄 수 없게 됐으니, 무수히 많은 감독에게 파리는 영감의 원천이었고, 동경의 대상이었다. 프랑스영화는 제쳐놓더라도 ‘물랑 루즈’(2001, 바즈 루어만 감독) ‘비포 선셋’(2004,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 ‘미드나잇 인 파리’(2011, 우디 앨런 감독) 등 셀 수 없이 많은 파리 예찬 영화가 스쳐 지나간다. 작가 헤밍웨이(1899~1961)는 말했다. “만약 당신이 운이 좋아 젊은 시절 한때를 파리에서 보낸다면, 파리는 마치 ‘움직이는 축제’처럼 당신의 남은 인생에 어딜 가든 함께할 것이다. 내게 그랬던 것처럼.” 파리를 배경으로 한 신작 영화들과 오늘,축제를 즐겨보자.

파리는 낮보다 밤이다

[사진2] 영화 '파리의 밤이 열리면'

[사진2] 영화 '파리의 밤이 열리면'

파리의 밤이 열리면 6월 22일│에두아르 바에르
“토요일 밤인데, 어디 틀어박혀 보낼 수야 없지!”
뼛속까지 파리지앵인 극장주 루이지(에두아르 바에르)의 신념은 확고하다. 내일 당장 극장이 망해도, 오늘 밤은 즐겨야 한다. 왜? 이곳은 파리니까! 하룻밤 안에 직원들의 밀린 월급과 연극 무대에 오를 원숭이를 찾아야 하는 루이지. 두 발에 땀 나도록 돌아다녀도 시원찮을 판에, 느긋하게 석양을 즐기고 거나하게 술판을 벌이다가 유유히 밤거리를 걷는다. 심지어 원숭이를 찾겠다고 방센 숲 파리 동물원(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원)에 숨어들어 동물 구경까지 하니, 이토록 다이내믹한 하룻밤이 아닐 수 없다. 파리의 밤이 열리면 진정,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더라.

[사진3] 영화 '파리의 밤이 열리면'

[사진3] 영화 '파리의 밤이 열리면'

※이 영화가 찍은 파리, 그 곳
[사진1] '원나잇 로드 트립’을 시작하기 전 루이지가 찾은 이 곳, 바로 파리 8구의 몽소 공원이다. “이 곳에서 보는 일몰이 파리의 일몰 중 가장 아름답다”는 그의 극찬은 빈말이 아니다.
[사진2] 현지인이 즐겨 찾는 파리 6구 쁘헝세스 대로(rue Princesse)의 술집들. 루이지 가라사대, 인생이 안 풀릴수록 그럴싸한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사진3] 파리의 야경이라면 어디든 끝내주지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인 알렉상드르 3세 다리를 건너고 있다면 그 황홀감은 배가 될 것이다.

파리는 너와 나의 연결고리다

[사진4] 영화 '로스트 인 파리'

[사진4] 영화 '로스트 인 파리'

로스트 인 파리 5월 18일│도미니크 아벨, 피오나 고든
이렇게 컬러풀한 파리가 있었을까? 색채 구성의 달인 도미니크 아벨과 피오나 고든이 파리에 오니, 오래된 도시도 빨강·노랑·초록·파랑의 총천연색 동화가 된다. 물론 그들의 영화답게 사랑도 넘친다. 사라진 이모 마르타(엠마누엘 리바)를 찾아나선 캐나다 여자 피오나(피오나 고든)와 세느강 노숙인 돔(도미니크 아벨)의 운명적인 만남은 여행자의 로망을 완성한다. 파리니까 모든 것이 가능하겠지. ‘퐁네프의 연인들’(1991, 레오 까락스 감독)의 ‘귀염 버전’이라고 하면 어떨까.

[사진 5] 영화 '로스트 인 파리'

[사진 5] 영화 '로스트 인 파리'

※이 영화가 찍은 파리, 그 곳
[사진4] 에펠탑을 본 사람은 많아도 에펠탑에 오른 사람은 많지 않을 듯. 파리에서 48년을 살고 나서야 꼭대기에 오른 마르타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죽어도 좋아!’
[사진5] 세느 강에서 에펠탑 배경으로 인증 사진 찍기 파리에 가면 반드시 해야 할 미션.

파리엔 욕망의 마그마가 흐른다

[사진 6] 영화 '퍼스널 쇼퍼'

[사진 6] 영화 '퍼스널 쇼퍼'

퍼스널 쇼퍼 2월 9일│올리비에 아사야스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세계적인 브랜드의 본산지인 파리는 물욕이 넘실대는 공간이다. ‘퍼스널 쇼퍼’는 파리의 고고한 돈 냄새를 적극 활용한 영화다. 오직 고객을 위해 명품을 사는, 퍼스널 쇼퍼 모린(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욕망을 실험적으로 파고들었다. 모린을 따라 온갖 명품 숍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진7] 영화 '퍼스널 쇼퍼' 

[사진7] 영화 '퍼스널 쇼퍼'

 ※이 영화가 찍은 파리, 그 곳
[사진6]명품 숍이 즐비한 8구의 포부르 생토노레 거리. 모린은 이곳에서 몰래 고객의 신발을 신어보고 욕망에 눈뜬다. “금기 없인 욕망도 없다”는 대사가 인상적.
[사진7]무려 15분 동안 긴박하게 이어지는 모린의 문자 시퀀스. 파리와 런던을 150분 만에 주파하는 고속 열차 유로 스타에서 찍었다.

파리는 나의 꿈, 나의 인생이다

[사진 9] 영화 '발레리나' 

[사진 9] 영화 '발레리나'

발레리나 2월 9일│에릭 섬머, 에릭 와린
예술가의 성지, 파리는 꿈이 이뤄지는 도시다. 애니메이션 ‘발레리나’는 발레가 하고 싶어 시골에서 상경한 고아 펠리시(엘르 패닝)의 기적 같은 성공담을 그린다. 평화와 번영을 구가하던 19세기 벨에포크 시대가 배경이라 활기가 넘친다. 완공 전인 에펠탑도 볼 수 있다.

[사진 9] 영화 '발레리나' 

[사진 9] 영화 '발레리나'

※이 영화가 찍은 파리, 그 곳
[사진8]펠리시의 꿈의 무대 오페라 가르니에. 프랑스 예술을 대표하는 이 완벽한 건축물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기는 데 장장 6개월이 걸렸다. 파리 2구에 있다.
[사진9]미국의 상징 자유의 여신상은 프랑스가 미국 독립 100주년을 맞아 건넨 선물이었다. 에펠탑을 설계한 구스타프 에펠(1832~1923)이 내부 철골 구조를 만들었는데, 영화에 당시 상황을 재현했다. 파리 16구에도 미니 버전의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데 미국의 답례품이라고. ‘로스트 인 파리’에 등장한다.

김효은 기자 hy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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