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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 '희망가게' 300호점 돌파 … 엄마 사장님 300명의 꿈을 쏘아 올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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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아모레퍼시픽 

한부모 여성 가족 창업 지원 사업 #선대 회장 유산 기부 15년간 운영 #자금 대주고 경영 컨설팅도 제공 #올해 3차 모집 8월 7일부터 진행

희망가게는 2004년 1호점을 개점했으며 올해 300호점을 돌파했다. 사진은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앞줄 왼쪽)과 아름다운재단 박상증 당시 이사장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던 1호점 개업식. [사진 아모레퍼시픽]

희망가게는 2004년 1호점을 개점했으며 올해 300호점을 돌파했다. 사진은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앞줄 왼쪽)과 아름다운재단 박상증 당시 이사장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던 1호점 개업식. [사진 아모레퍼시픽]

희망가게는 많은 여성들이 힘겨운 상황에서도 자식들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아모레퍼시픽 창업자의 유지로부터 시작됐다. 아름다운재단과의 파트너십으로 운영된 지 올해로 15년째. 어느덧 300호점을 넘어섰다. 희망가게는 그저 단순한 가게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엄마이자 한 가정의 가장인 여성 CEO들이 삶의 터전인 자신만의 가게를 통해 하루하루 새롭게 만들어가는 뜨거운 희망의 증거들이다.

희망가게 286호점 대전 ‘장길춘 찌개&구들장구이’의 장수진 창업주는 자신의 장기를 살려 지난해 식당을 열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가게 운영 원칙에는 창업주의 철학이 배어 있다. 고기를 굽더라도 쇠판·구들장·도자기판 중 손님 기호에 맞게 준비를 한다. 가족 단위 손님이 많기 때문에 음식 가격은 저렴하게 유지하고 있다. 자신이 힘들었을 때 가족들과의 소박한 외식도 부담스럽던 시절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장수진 창업주가 가게를 열고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창업 준비를 마친 다음 달, 희망가게 창업주에게 건강검진 프로그램도 지원한다고 해서 건강검진을 받았다. 검사 결과 뇌종양이 발견됐다. 이때도 창업 준비 때부터 곁에서 함께 했던 아름다운재단과 대전여민회 식구들이 힘을 실어줬다.

그는 희망가게에서 진행하는 경영교육 프로그램을 완수했다. 교육을 받으며 원재료와 부자재 비용 관리, 인테리어 비용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았다. 희망가게의 통합 지원을 통해 고민을 나누며 장기적 관점에서 실마리를 풀어가는 방법을 배웠다.

희망가게 창업주들은 팍팍한 현실에서도 주변을 살피는 여유를 갖게 됐다고 말한다. 자신이 받은 도움과 생생한 경험을 주변에 나누고 싶은 꿈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희망가게를 통해 받은 관심과 나눔의 가치는 다음 창업주에게 노하우로 전달된다. 올해부터 기존 희망가게의 우수 창업 아이템을 신규 창업자에게 전수하는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다. 신규 창업주는 기존 창업주의 레시피나 노하우 등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희망가게 39호점 주옥자 창업주는 희망가게 운영으로 얻은 수익과 경험으로 개업 2년차에 추가로 액세서리 관련 부업을 시작했다. 전혀 다른 업종이지만 희망가게를 통해 얻은 경험이 힘이 됐다. 이제는 직원이 60여 명이 넘을 정도로 동네에서 알아주는 여성 CEO가 됐다. 이처럼 팍팍한 현실 속에서 한부모 여성들이 ‘여성 CEO’로서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갈 수 있는 용기를 얻기까지 ‘희망가게’가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아름다운재단의 파트너십으로 진행되는 ‘희망가게’는 한부모 여성의 자립을 위한 창업 대출을 지원하고 창업주와 그 가족들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주는 ‘한국형 마이크로 크레디트(Micro Credit)’ 사업이다. 마이크로 크레디트는 무담보 신용대출지원 사업을 의미하는 용어로 프랑스·벨기에 등 유럽권에서는 성공적인 사회공헌 사례로 자리 잡았다.

희망가게는 음식점·미용실·꽃집·개인택시·매점·세차장·천연비누제조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 창업을 지원해 한부모 여성 가족이 생활 안정을 이루도록 힘쓰고 있다. 희망가게 창업주들은 창업자금뿐 아니라 컨설팅 및 통합 지원을 통해 자립을 지원받고 있다. 창업 준비 초기부터 전문 컨설턴트를 통해 한부모 여성을 위한 통합 지원인 찾아가는 심리상담, 재무상담 및 교육, 공공주택컨설팅, 법률자문, 창업기술교육, 창업주 가족지원 등을 통해 희망가게 창업주로 거듭나게 된다. 아름다운재단에서는 창업 이후에도 개인 기술교육비 지원, 경영교육 프로그램 ‘희망경영학교’ 등을 비롯해 담당자의 지속적 통합 지원을 통해 가게의 성공적 운영 및 자립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희망가게를 위한 기금인 ‘아름다운세상기금’은 평생 여성과 아동의 복지를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했던 아모레퍼시픽(舊 태평양)의 창업자인 고 서성환 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아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과 가족들이 유산을 2003년 6월 30일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면서 마련됐다

올해로 15년째를 맞는 희망가게는 2004년 1호점 개점 이후 2011년 100호점, 이어 2013년 200호점을 넘어섰다. 올해 300호점을 돌파했다. 그동안 가족 구성원 843명이 자립의 힘을 얻었다. 불황으로 자영업자 폐업이 속출하는 가운데도 86%의 창업주가 사업을 지속하고 있으며 창업자금 상환율이 매년 80% 이상을 보이는 등 안정적인 가게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연구조사 결과 희망가게 창업주의 평균 소득은 창업 전 164만원에서 창업 후 282만원으로 약 1.7배 증가했다. 자녀와의 관계 개선, 사업을 통한 개인 역량 향상 등도 이뤄졌다.

그러나 지속되는 경기 악화 등으로 최근 2~3년간 폐업률이 증가하는 등 희망가게 점주들도 다른 자영업자들과 마찬가지로 난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아름다운재단은 창업주들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및 컨설팅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희망가게 3차 모집이 8월 7일부터 9월 8일까지 진행된다. 신청 시 별도 담보나 보증을 요구하지 않으며 신용등급과도 관계없이 창업 자금을 대출해준다. 맏이 기준 25세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는 한부모 여성(중위소득 70%, 월 소득 2인 가구 197만원, 3인 가구 254만원 이하)이고 구체적인 창업 계획을 갖고 있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희망자는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 www.beautifulfund.org), 희망가게 블로그(hopestore.beautifulfund.org )에서 참고사항 확인 후 지원서를 내려받아 접수 기간에 우편 또는 방문 접수하면 된다. 전화상담 02-3675-1240.

아모레퍼시픽은 ‘A MORE Beautiful World’라는 비전 아래 여성의 삶을 아름답게 하는 것을 소명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김승수 객원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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