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문재인 대통령 대화제의 일주일만에 나온 반응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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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21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대화제의를 담은 6·15공동선언 기념식 축사에 대해 '미국의 대변인 같다"고 비난했다. 지난 15일 문 대통령이 "북한이 핵시험이나 미사일 발사등 추가도발을 중단할 경우 조건없는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제안에 대한 북한과 관련한 첫 반응이다.

북한 입장 대변하는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통해 "미국의 대변인 같다"

조선신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은 채 "남조선 새 정권의 언행에 벌써 대미 추종의 증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남조선의 현 집권자는 북측의 호소에 화답하기는커녕 동족의 의심을 더 사게 될 발언들을 쏟아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의 동족을 향해 도발의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북핵 포기의 목표를 내걸고 대북압박 소동에 열을 올리고 있는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대변인 노릇을 하는 것이나 같다"고 주장했다.

신보는 또 "(북한의)핵 포기 결단은 남북 간 합의의 이행 의지를 보여주는 증표라는 축사의 구절은 6ㆍ15, 10ㆍ4(선언)의 정신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며 "민족자주보다 미국과의 공조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자기 정당화를 위해 꾸며낸 궤변술"이라고도 했다.

조선신보는 특히 "핵 문제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 공갈의 산물로 당사자인 조미(북미) 사이에 논할 문제로서 남조선 당국은 여기에 참견할 것이 못 된다"며 최근 북한이 노동신문 등을 통해 주장하고 있는 내용들을 되풀이 했다.

신문은 "오늘의 상황은 남조선의 현 집권자가 청와대 비서실장을 맡아 하던 10년 전과 완전히 다르다"며 "조미(북미) 핵 대결이 최후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이 직접 운영하는 언론이 아니지만 조선신보는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 당국의 불쾌감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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