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를 읽고] 손보사 자구노력 추진후 車보험료 인상 허용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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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5일자에 자동차 보험료가 5% 정도 오른다는 기사를 읽었다. 손보업계는 올 1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난해보다 4.6%포인트 올라간 데다 교통사고가 늘고 사망 위자료 최고한도가 증액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를 인정하더라도 매집형 대리점에 대한 리베이트성 과다 수수료 지급이 손해율 제고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 역시 분명히 지적돼야 한다.

문제의 핵심은 IMF 시절 생명보험사와 달리 손해보험사가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올 1분기 대다수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0%를 넘었다. 하지만 2001, 2002 회계연도에는 대형 보험사의 경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0%에 이르지 않은 반면, 중소형 보험사는 70%대를 훌쩍 넘었다.

구조조정 등 자구 노력도 없이 일시적으로 드러난 손해율만 앞세워 그저 보험료만 올리도록 허용하는 것은 머지않아 정부 당국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대량 실업과 경기침체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모르는 상황에 준조세 성격의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면 자동차보험 가입을 기피하는 등 또 다른 사회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높다. 또 보험 사기와 보험금 청구소송이 날로 늘어나 막대한 보험료가 새고 있다. 보험사가 자구 노력을 강력히 추진하지 않는 한 보험료 인상 방침은 재고돼야 한다.

이민세.신성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