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의 진실 문학통해 밝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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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우리의 현대사를 소설로 다룬 문학전집이 나왔다. 계간문예지 『문예중앙』이 기획·편집한『오늘의 역사, 오늘의 문학 30』은 해방이후 간행된 장편소설중 1880년 조선조 말엽부터 1980년대에 이르는 지난 1백년동안 우리민족이 겪어온 고난의 역사를 소재로한 장편소설만을 엄선한 것.
19세기 말의 시대상황부터 동학혁명, 일제하의 수탈·이민·징용, 8·15해방, 여순 반란사건, 6·25동란의 동족상잔·피난·이산의 비극, 1950년대의 분단 고착화, 60년대의 4·19와 5·16, 70년대의 월남전 참전등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건·사실의 배경과 풍속, 시대정신을 밝히면서 사실로부터 일탈하지 않고 문학적 성공을 거둔 작품만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 전집은 문학을 통한 역사체험을 꾀한 것이 특색으로 역사와 문학이 만나는 지적인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출판계의 주목을 받고있다.
분단과정과는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젊은 세대의 시각에서 민족분단을 객관적으로 형상화한 분단문학 작품들을 포함, 이 전집은 우리 현대사의 진실을 문학을 통해 밝히려는 힘있는 상상력이 돋보인다.
권령민·김인환·김윤식·김현·임헌영씨등 5인의 문학평론가가 편집위원으로 참여한 『오늘의 역사, 오늘의 문학 30』은 매권마다 사회과학연구가와 문학평론가의 작품해설을 수록, 동일 작품에 대한 역사적 진실과 허구적 진실의 평가를 시도하고 있는것이 특색. 또 작가앨범과 작품의 현장 및 사건을 설명해주는 생생한 화보편집을 곁들이고 있다.
수록작품은 조선후기 민중의 삶을 다룬 김주영의 『인주』, 갑신정변을 다룬 서기원의 『김옥균』, 동학혁명을 다룬 유현종의『들불』, 북간도 이민사를 다룬 안수길의 『북간도』,일제하지식인들을 다룬 이병주의 『관부연락선』, 해방전후의 인식이 담긴 황순원의 작품들, 해방에서 6·25까지를 무대로한 하근찬의 『야호』, 여순 반란사건을 모델로 한 전병정의『절망 뒤에 오는 것』.
지주와 농민의 갈등을 그린 조정래의 『태백산맥』, 한국전쟁 전사에 해당하는 김원일의 『불의 제전』, 자유의 개념을 다룬 김동리의 『자유의 역사』, 전쟁속의 여인들을 다룬 박경리의 『시장과 전장』, 전쟁의 극한상황을 묘사한 강룡준의 『흑염』, 이데올로기의 갈등을 그린 이문열의 『영웅시대』, 분단과 지식인의 고뇌를 그린 최인훈의 작품들, 뿌리뽑힌 사람들의 세계를 다룬 한수산의 『유민』, 6·25직후의 사회상을 그린 이문배의 『흑맥』, 반독재의 논리를 파헤친 박태순의 『어느 사학도의 젊은 시절』, 분단고착화현상을 다룬 신상웅의 『심야의 정담』, 60년대 시대상을 다룬 이청준·이호철의 작품들, 월남참전의 체험이 담긴 박영한의 『머나먼 쏭바강』, 이산가족문제를 다룬 박완서의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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