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휴게소 방치해 직위해제된 교사…반전 증언 나와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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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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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교사가 초등학생을 고속도로 휴게소에 홀로 두고 떠난 사건. 1시간 뒤 아이의 부모가 휴게소에 도착하긴 했지만 고속도로 휴게소에 아이만 두고 떠난 교사는 현재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중이다.

사건은 지난달 10일 대구의 모 초등학교 6학년 현장학습을 가던 중 벌어졌다. 그때 한 초등학생 A양이 버스 안에서 '배가 아프다'며 차를 세워주길 바랐고, 운전사는 고속도로라 갓길 정차가 위험하다며 버스를 세우기를 거부했다.

하는 수 없이 교사 B씨는 뒷자리에서 비닐봉지를 건네며 용변을 보게 했다. A양은 버스 한구석에서 용변을 봐야 했고, 비록 여자친구들이 가려줬지만 수치심에 얼굴을 들지 못해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주장했다.

B씨는 A양이 현장학습에 참여할 수 없다고 판단, 학부모와의 상의 하에 인근 휴게소에 A양을 내리게 했고 버스는 현장학습지를 향해 출발했다.

A양의 어머니는 학교 측이 과목 전담 교사, 교감 등 여러 교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구에서 70km나 떨어진 휴게소에 초등학생 혼자 1시간동안 방치한 것을 보고 경악, 학교 측에 항의했다. 결국 대구시교육청은 B씨를 직위해제한 뒤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해당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B씨는 비난에 직면했다. 해당 사건을 맡은  대구 수성경찰서는 "아동 학대 혐의로 B씨를 조사하고 있다"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런 가운데 당시 사건에 대한 증언이 온라인 상에 나왔다. 같은 반 학부모로 추정되는 이가 쓴 글이다.

글에 따르면 "A양이 등교하기 전부터 배가 아팠지만 부모가 그냥 등교를 시켰고, 체험학습 가는 버스 안에서도 계속 배가 아프다고 말했다", 이후 상황은 알려진 바와 같다. 그리고 "A양이 수치심에 막무가내로 집에 돌아가겠다며 엄마에게 전화를 했고, 엄마는 B교사에게 자기가 데리러 갈테니 애를 놔두고 가라고 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수십명의 학생을 데리고 현장학습을 떠나는 교사가 겪었을 당혹스러움을 조금은 이해할 법한 해당 글이 온라인 상에 공개되자 "교사만 욕할 건 아니다"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해당 글의 진위여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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