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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도시재생 추진에 희소성 부각…뉴타운 분양시장 후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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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정뉴타운 아이파크 위브' 견본주택 앞. 아침부터 방문객이 몰리면서 'ㄹ'자 모양으로 200m가량 대기 줄이 만들어졌다. 견본주택 내부로 들어서자 18개의 청약 상담 창구는 빈자리 없이 꽉 들어찼다. 지난 9일 문을 연 이곳엔 사흘간 3만2000명 넘게 다녀갔다. 김종석 현대산업개발 분양소장은 "목동 생활권을 누릴 수 있는 뉴타운 내 대단지라 수요자의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연내 6000여 가구 일반분양 #수색·상계·거여 12년 만에 첫 분양 #전문가 "청약 경쟁 치열할 것" #분양가, 조합원 입주권과 비교해야

서울 뉴타운 분양 열기가 뜨겁다. 새 아파트 분양이 줄을 잇고 분양 현장은 주택 수요자들로 북적거린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부터 연말까지 9개 뉴타운에서 12개 단지, 1만4000여 가구가 착공하고, 이 중 조합원 몫을 뺀 6000여 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서울 양천구 목동 '신정뉴타운 아이파크 위브'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이 아파트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현대산업개발]

서울 양천구 목동 '신정뉴타운 아이파크 위브'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이 아파트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현대산업개발]

뉴타운은 여러 개의 재개발 구역을 한데 묶어 개발하는 대규모 주거지로, 도심 속 신도시로 불린다. 서울에 아파트를 지을 땅이 부족하고 공급도 많지 않아 수요자의 관심을 끌어왔다. 최근 서울 도시정비사업의 방점이 '전면 철거'에서 도시재생으로 옮겨가면서 뉴타운 새 아파트의 희소가치가 부각되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5년간 50조원을 투자해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싹 밀고 아파트를 짓는' 개발 방식 대신 동네 본모습을 유지하면서 주차장 같은 공동시설을 설치해 주거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뉴타운·재개발사업이 중단된 저층 노후 주거지가 우선 대상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시 출구전략(주민들이 원하면 사업해제)에 이어 새 정부가 도시재생에 나서면서 얼마 남지 않은 뉴타운 단지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말 영등포구 신길5구역에서 분양한 '보라매 SK뷰'는 1순위 평균 27.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서울 분양 단지 중 최고 경쟁률이다.

앞으로 분양 예정인 물량은 서울 곳곳에서 나온다. 도심권인 북아현(서대문구)과 서북권인 수색·증산(은평구), 동북권인 상계(노원구), 강남권 인근인 신길(영등포구) 등이다.

뉴타운 내 분양 첫 테이프를 끊는 곳도 적지 않다. 수색·증산과 상계뉴타운에선 지구 지정 12년 만에 첫 물량이 나온다. 롯데건설이 이달 수색4구역에서 454가구를, 대우건설은 다음달 상계4구역에서 444가구를 각각 일반분양한다. 대우건설 민승원 분양소장은 "지하철 4호선 상계역, 중계동 학원가와 가까운 데다 중소형 주택형 위주라 학부모 등 실수요자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강남권의 유일한 뉴타운인 송파구 거여·마천에서도 12년 만에 분양이 시작된다. 대림산업은 거여2-2구역에서 378가구를 10월께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 '신정뉴타운 아이파크 위브' 견본주택 주변으로 방문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현대산업개발]

서울 양천구 목동 '신정뉴타운 아이파크 위브' 견본주택 주변으로 방문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현대산업개발]

전문가들은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본다. 박합수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대기 수요가 많고 대부분 도심 접근성이 좋은 물량이라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약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분양가가 계속 오르는 추세인 데다, 정부가 규제 강화 카드를 꺼내들면 집값이 조정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계약 후 최소 1년6개월 이상 분양권을 팔 수 없어 단기 차익을 노린 청약도 삼가야 한다.

청약 전에는 일반분양분 분양가와 조합원 입주권(동·호수 추첨이 끝난 지분) 시세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일부 입주권은 일반분양분보다 싸게 나오기 때문이다. 박합수 위원은 "층·향·동이 좋은 로열층을 구하려면 조합원 입주권을 사는 게 좋지만, 목돈이 한꺼번에 들어간다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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