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니카이, “한일간 방해 간계 꾸미는 일당 박멸해달라”

중앙일보

입력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특사로 방한 중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이 10일 한일 관계개선을 방해하는 움직임이 양국에 있다는 인식을 보이면서 "한 줌의 간계를 꾸미는 일당을 박멸해 달라"고 말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이날 목포의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일 양국을 멀게 가져가려는 세력이 한국에도 일본에도 소수지만 존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아베 특사로 방한해 관계 개선 강조하며 막말 #출국 전에는 “위안부 재협상은 바보같은 얘기” #12일 문 대통령 만나 아베 친서 전달 예정 #

니카이는 "한국 안에도 한 줌뿐이라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일당을) 발견하면 박멸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하찮은 것들로 티격태격하지 말고 사이좋게 가자"며 "한일이 세계에서 첫 번째의 우호국이라는 점을 후세에 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그동안 한국이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지난 9일 한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한국 국민 상당수가 재협상을 원한다는 얘기에 "일본이 돈도 지불했는데 처음부터 재협상하자는 그런 바보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통하지 않는다"고 재협상론을 비판했다. 그런 만큼 ‘간계를 꾸미는 일당’은 한일 양국에서 위안부 재협상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는 부산의 소녀상 문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했던 지난 1월 "한국이 중요한 나라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교섭하는 데에는 꽤 성가신 국가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전남도와 자매 교류를 맺고 있는 고치(高知) 현 오자키 마사나오(尾崎正直) 지사, 일본 여행업계 관계자 등 350여명과 함께 이날 방한했다. 그는 자민당 총무회장이던 2015년 2월 한일 관계의 경색 국면 속에서도 일본 관광업계 인사 등 1400명을 이끌고 방한한 바 있는 지한파 정치인이다.

11일에는 윤학자(1912~1968ㆍ일본명 다우치 치즈코) 여사가 3000여명의 고아를 돌본 목포 공생원을 방문한다. 12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아베 총리의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9일 니카이 간사장과 만나 "한국은 매우 중요한 이웃"이라며 "정상 간 교류와 한ㆍ중ㆍ일 3국의 정상회담 개최가 가능하도록 해가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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