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관을 침대로 쓰고 닭 뱃속에 들어가고 … 정신 차려야할 모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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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정신 차려, 맹맹꽁!』(하민석 글, 유창창 그림, 사계절, 132쪽, 1만원)은 출판사 사계절이 새로 만든 어린이 창작만화 시리즈 ‘달고나 만화방’ 중 한 권이다. ‘전체관람가’와 ‘청소년관람불가’로만 구분된 웹툰에 무방비로 노출된 아이들에게 안심하고 권할 수 있는 어린이용 만화다. 폭력적·선정적인 장면이 없다는 얘기다. 또 만화까지 ‘학습만화’를 읽으며 끊임없이 머릿 속에 지식을 채워야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아무 부담 없이 웃고 즐길 시간을 만들어줄 콘텐트다.

『정신 차려 …』에는 주인공 맹명구가 도깨비같은 삼촌과 살며 겪는 엉뚱한 모험 이야기가 담겨있다. 관을 침대로 쓰고, 동굴 속에서 ‘저쪽 차원’ 사람들을 만나고, 닭 뱃속에까지 들어가는 등 이야기는 맥락도 없고 뜬금도 없다. 논리적으로 이어지지 않는 장면과 장면을 연결시키는 도구는 독자의 상상력이다. 책 제목대로 ‘정신 차려’ 읽다보면 외로운 소년 맹명구의 현실적인 고민들이 황당한 사건들 속에서 점점 가벼워지는 느낌이 든다. 독자들에게도 위로가 되는 경험이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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