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스펙? 학벌보다 중요한 게 '이것'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한 홍보대행사 입사 시험에서 3차 면접까지 올라간 이모(28)씨는 인턴 경험에 대한 질문을 받고 식은땀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

내가 취업 못한 이유 24.6% "업무 경력 부족" #"대학 신입생 되면 자격증 딸 것"

이씨는 “작년에 작은 광고회사에서 3개월 인턴을 했다고 말하자 면접관이 ‘그것 말고는 없느냐’고 되묻더라. 결국, 대학 때 광고 동아리 활동을 한 것까지 쥐어짜 업무 경력을 어필해야 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직장을 구하는 ‘취준생’들이 입사를 준비할 때 업무 경력에 가장 신경 쓰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취업 포털 사이트 ‘잡코리아’가 상반기 구직에 실패한 취준생 589명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취업 실패 요인’을 묻자 가장 많은 응답자인 24.6%가 미비한 업무 경력을 꼽았다.

전통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져 온 출신학교(학벌)는 15.6%로 업무 경력보다 10% 정도 낮았다. 취업을 위한 정보 부족(12.6%)과 적극적이지 않은 태도(11.2%) 등이 뒤를 이었다.

호감 가지 않는 외모나 인상은 2.5%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자료 잡코리아]

[자료 잡코리아]

사정이 이렇다 보니 취준생들이 생각하는 주요 ‘스펙’도 업무 능력을 증명하는 데 집중됐다.

‘남들과 비교했을 때 자신에게 가장 부족한 스펙’을 묻는 질문에 26.8%가 관련 분야 자격증을 꼽았다. 취준생 스펙하면 떠오르는 토익 등 어학시험을 꼽는 취준생은 22.8%였다.

중학교 때 외국에서 2년간 거주하고 온 박모(25)씨는 “토익이나 토플보다는 영어 교육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테솔 자격증을 따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나중에 뭘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자격증이 있으면 바로 업무에 투입될 수 있는 인재라는 인상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취준생들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관련 분야 자격증을 따겠다고 답했다.

‘만약 대학교 1학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꼭 쌓고 싶은 스펙’을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인 29.7%가 관련 분야 자격증 취득을 말했다. 그 다음 순위는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경력으로 17.7%였다.

김나한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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