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이후 10년만'...이상수, 세계탁구선수권 남자 개인전 4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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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2017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개인전 8강전에서 승리한 뒤 포효하는 이상수. [사진 대한탁구협회]

4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2017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개인전 8강전에서 승리한 뒤 포효하는 이상수. [사진 대한탁구협회]

 한국탁구 남자대표팀의 맏형 이상수(27·상무)가 2017 세계선수권대회 남자단식 4강에 오르며 동메달을 확보했다.

 세계랭킹 20위 이상수는 4일 밤(한국시간) 독일 뒤셀도르프 메세뒤셀도르프 경기장에서 열린 8강전에서 세계 7위 왕춘팅(26·홍콩)을 4-1(11-7, 10-12, 11-8, 11-7, 11-5)로 제압했다. 이로써 이상수는 한국 선수로는 지난 2007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동메달을 딴 뒤, 10년 만에 남자단식 메달을 품에 안았다. 세계선수권은 3, 4위 결정전이 없기에 준결승에만 진출해도 동메달을 수여한다. 또 이상수는 1991년 김택수(동메달), 2003년 주세혁(은), 2005년 오상은(동), 2007년 유승민(동)에 이어 세계선수권 한국 남자단식 5번째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이상수는 ‘닥공’이라는 별명답게 강력한 백핸드를 앞세워 1세트부터 왕춘팅을 몰아붙였다. 랠리에 강한 왕춘팅과 승부를 길게 끌고 가기보다 테이블에 바짝 붙어 속공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1세트를 11-7로 잡아낸 이상수는 2세트 10-10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10-12로 내주며 잠시 흔들렸다. 하지만 이상수는 승부처였던 3세트에서 랠리에서도 밀리지 않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11-8로 승리했다.

 4세트와 5세트는 이상수의 독무대. 이상수의 속공에 속수무책이던 왕춘팅은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렸고, 실수를 연발하며 무너졌다. 4세트를 11-7, 5세트를 11-5로 이긴 이상수는 준결승행이 확정되자 힘차게 포효하며 김택수 남자대표팀 감독과 껴안았다.

4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2017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개인전 8강전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는 이상수. [사진 대한탁구협회]

4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2017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개인전 8강전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는 이상수. [사진 대한탁구협회]

 이상수는 "경기가 길어지면 불리하다고 판단해 빠른 공격을 펼쳤던 것이 승리의 원인"이라며 "경기 막판 왕춘팅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승리를 예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상수는 5일 열릴 판젠동(중국)-니와 코키(일본)의 8강전 승자와 결승행 진출을 다툰다. 만약 이상수가 결승에 진출하게 된다면 2003년 주세혁이 프랑스 파리 대회 때 세웠던 은메달 이상의 성적을 넘볼 수 있다. 이상수는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며 "흥분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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