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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J카페] 일본서 '金값' 된 김…한국서도 '금가루' '금밥' 되는 날 올지도

중앙일보

입력

한국산 김 [위키피디아]

한국산 김 [위키피디아]

요즘 블로그나 인터넷 카페에서 김값이 올랐다는 게시물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습니다. 5000원대이던 8절 김 16봉짜리가 7000원대로 올랐다는 얘기가 적지 않게 나옵니다. 김은 저렴한 편이라 가격 등락이 잘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요즘 실제로 오르긴 올랐나 봅니다.

온난화·병해로 김 작황 부진 #일본 도매 가격 20%, 김 가공식품 10~40% 상승 #일본 김 공급 10억 장 부족…한국·중국에서 수입 #대일 수출 증가로 한국에서도 가격 상승 가능성

일본에서 김 가격이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김 원료 가격이 지난해보다는 평균 14% 올랐다고 2일 보도했죠. 온난화로 인한 김의 성장 부진과 병해를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일본 도매시장에서 노임을 포함한 김값은 20%정도 올랐습니다. 밥에 뿌려 먹는 후리카케 등 김 가공식품도 10~40% 올랐습니다. 일본 최대의 수산시장인 도쿄 츠키지시장의 상인들은 상품으로 쓰기 어려운 저급 상품까지 등장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일본에서 김은 가장 기본적인 밑반찬이다.

일본에서 김은 가장 기본적인 밑반찬이다.

도매값 상승은 당연히 소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겠죠. 일본의 니코니코노리는 가정용 김 60종을 4월 1일 출하분부터 가격을 15% 인상했고, 5월 1일에는 13종의 가격을 올렸습니다. 가격을 올리기 부담스러운 오오모리야 같은 회사들은 1일부터 포장 규격을 줄여 용량을 20% 감량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의 김 가격 상승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일본의 김 수요는 연 85억장 정도로 추산됩니다. 일본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자국 생산량은 총 75억3837만장입니다. 부족한 10억장은 한국과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습니다.

2월 16일 부산 강서구 신호동 의창수협 수산물위판장. 양식어민들이 햇 김을 출하하느라 분주하다. [중앙포토]

2월 16일 부산 강서구 신호동 의창수협 수산물위판장. 양식어민들이 햇 김을 출하하느라 분주하다. [중앙포토]

그런데 중국 역시 수온 상승과 연안 개발 등으로 김 생산량이 줄고 있습니다. 한국으로부터 수입을 늘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은 일본과 중국에 비해 비교적 풍작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요즘 김의 체감가격이 오르는 것은 일본의 수입량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지난달 17일 도쿄에서 열렸던 김 수출 입찰·상담회에서는 역대 최대인 438억원(5억2500만장) 규모의 수출 계약이 성사되기도 했습니다. 일본과 중국의 김 생산 부진이 한국 밥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으로 '김가루'를 '금가루'로, '김밥'을 '금밥'이라고 부를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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