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풍년 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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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 휴식기를 끝내고 20일 3라운드를 재개하는 프로축구 K-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팀은 수원 삼성이다. K-리그 사상 처음으로 현역 브라질 올림픽대표인 나드손(25.사진)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수원월드컵 보조경기장에는 요즘 나드손을 보기 위한 팬들의 발길이 잦아졌다. "브라질 대표라는데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며 몰려든 사람들 앞에서 그는 '슈팅 기예'를 펼쳐보인다. 체중이 실린 직선포는 "쉬익-"소리를 내며 뻗어나가 네트에 꽂히고, 부드럽게 감아찬 볼은 골키퍼의 손끝을 피해 골망을 핥는다.

나드손은 지난 7일 입단식에서 "15세부터 브라질리그에서 뛰면서 2백86골을 넣었다. K-리그가 절반 이상 지났기 때문에 올해는 20골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호 감독은 "팀 적응이 끝나면 엄청난 폭발력을 보여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그런 나드손이 "한국에도 저렇게 볼을 잘 차는 선수가 있다니"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선수가 있다. 입단 동기 미드필더 권집(19)이다. 나드손은 "권집은 공격수의 움직임과 스피드까지 정확하게 계산해 패스를 찔러준다"며 감탄했다.

20세 이하 청소년대표인 권집은 '한국 축구의 지형을 바꿀 천재 미드필더'로 주목받던 선수였다. 2년 전 고질적인 오른쪽 발목 부근 인대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독일로 간 그는 수술과 재활 치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왔다.

김호 감독의 권집 자랑은 지나치지 않나 싶을 정도다. "골 찬스로 연결되는 '킬 패스'를 할 줄 아는 선수다. 프리킥.코너킥 능력도 뛰어나고 지구력도 수준급이다." 머리를 짧게 깎고 수도승처럼 축구에만 몰두하는 모습도 기특하다고 한다.

7위까지 내려갔다 어느새 4위로 치고올라온 수원은 5위 전남 드래곤즈와 맞붙는다. 골맛을 보기 시작한 김남일과 이따마르.신병호를 앞세운 전남도 만만찮은 전력이다.

득점랭킹 1위(마그노.전북.16골)와 2위(김도훈.성남.14골)의 맞대결은 김도훈이 급성 장염에 걸리는 바람에 무산됐다. 올스타전 MVP 이동국(광주)이 13경기 연속 무패(6승7무) 중인 친정 포항과 맞붙는 경기도 흥미를 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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