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기자] 일본인보다 더 열심히 일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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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만 되면 많은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찾거나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이곳저곳 알아보는데 특히 해외 봉사활동은 대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봉사활동이다. 그 중 매년 2월 중순경에 일본 홋카이도 오타루에서 열리는 유키아카리노미치는 일본뿐만 아니라 대만, 호주 등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발한 봉사활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8번째를 맞이하는 유키아카리노미치(雪あかりの路)는 눈빛거리라는 뜻의 축제로 2003년 1기 한국인 자원활동가를 시작으로 2006년 4기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매년 2월 중순 오타루시(市) 주최로 열리는 이 행사는 오타루 운하를 중심으로 테미야센, 아사리가와 등의 행사장에서 눈으로 설상을 만들고 초를 이용해 아름다운 불빛거리를 연출해 낸다. 또한 한국인 회장이 따로 마련돼, 한국 자원활동가들이 직접 한국을 대표하는 설상을 제작하고 안내한다. 첨성대, 장승 등에 이어 올해는 남대문과 한일 우정의 해 설상을 비롯한 많은 설상을 만들어 일본인뿐만 아니라 일본여행을 온 한국인들의 관심을 자아내고 있다.

홋카이도 여행 중인 이영주(여, 대학생 22)는 “삿포로 유키마츠리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좋은 행사가 있는지 몰랐다. 게다가 일본에서 많은 한국인을 만나고 남대문을 보니 가슴이 뿌듯하다. 저절로 애국심이 생긴다” 며 소감을 말했다.

이 행사는 한국 활동가 43명이 참가하였고 그 외에 대만과 호주 대학생들이 함께 참여하여 각 나라의 대표 설상을 만들고 있다. 특히 연인의 거리라고 할 수 있는 오타루에서는 커플끼리 자원활동을 오기도 하였는데 대학생 김태균(남, 22)는 “이번 밸런타인데이는 여자친구와 함께 오타루 자원활동에 지원하여 왔다. 이곳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한국인의 이름을 걸고 자원활동을 하는 의미 깊은 밸런타인데이가 될 것 같다”고 말했고 호주 자원활동가 존 (호주교포2세)은 “작년에 이어 올해 2번째로 참석하게 됐다. 비행기 값이 많이 들었지만 내 돈 주고 올만큼 의미있고 가치있는 행사다.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 또 참가하고 싶다.” 고 말했다.

한류의 영향으로 일본 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한류의 원조격인 드라마 ‘겨울연가’(일본명 겨울소나타)의 감독인 윤석호 감독은 작년에 직접 오타루에 들러 한국 활동가를 위로하고 전시장을 윤 감독의 드라마 스틸사진을 붙여놓았으며 올해도 윤 감독의 메시지가 전달됐다. 행사 진행자인 하마다 씨는 “한국인들이 일본인보다 훨씬 열심히 해서 놀랐어요. 일본인들도 자극을 받아 열심히 하고 있고 한국에서부터 와서 일해줘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2월 10일부터 시작된 이번 행사는 영화 ‘러브레터’로 유명한 오타루 메르헨 거리, 오타루 운하 등 오타루 시 전체를 촛불로 아름답게 수놓고 19일 폐장될 예정이다. [임지윤 / 숙명여대 정보방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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