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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후 첫 3개월간 급여, 임금의 80%로 인상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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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통상임금의 40% 수준이었던 육아휴직급여가 휴직 후 첫 3개월간에 한해 임금의 80% 수준으로 인상될 전망이다. 노인일자리 급여도 대폭 인상되고, 치매 관련 예산도 대폭 확충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는 31일 오전 7시30분부터 당정협의를 열고 2017년 추가경정예산 편성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여당, 당정협의에서 첫 3개월간 현재의 2배로 인상 요구 #50만~100만원인 한도도 높아질 듯 #노인 일자리 급여도 대폭 인상...치매치료 예산도 대폭 확충 #청년내일채움공제 수령액도 늘어날 듯 #구의역 사고 재발 방지 위한 스크린도어 개선 예산도 #정부 “여당측 요구가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추경안은 11조원 규모, 6월 중 국회 통과 목표로 추진

문재인 정부 첫 당정협의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열린 추경예산안 당정에는 지난정부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참석했다. 헤드테이블 왼쪽부터 백제현 예결위원장, 우원식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유일호 경제부총리, 전병헌 정무수석.강정현 기자/170531

문재인 정부 첫 당정협의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열린 추경예산안 당정에는 지난정부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참석했다. 헤드테이블 왼쪽부터 백제현 예결위원장, 우원식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유일호 경제부총리, 전병헌 정무수석.강정현 기자/170531

당정은 이번 추경을 일자리 중심으로 국채발행 없이 최대한 신속히 지원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또 추경안 국회 제출 및 국회 심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6월내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여당은 지난 대선 공약사항 및 현장의 요구들을 취합해 몇 가지 사항들이 이번 추경안에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그 중에는 육아휴직급여를 휴직 후 첫 3개월간 기존의 2배 수준으로 인상해달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 육아휴직급여는 통상임금의 40%이고 최저 50만원, 최대 100만원의 한도가 설정돼 있다. 기재부는 당정협의에서 “여당측의 요구가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 휴직 후 첫 3개월간의 육아휴직급여가 통상임금의 80% 수준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최저, 최대한도도 지금보다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또, “국민의 안전과 치안, 복지를 위해 서비스하는 공무원을 확충하고, 보육·공공의료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 등 공공무문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예산을 적극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등은 추경 편성을 통해 연내 공무원 일자리 1만2000개를 새로 만드는 등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의 토대를 닦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의 요구안에는 ^여전히 낮은 수준의 노인일자리 급여를 대폭 인상하여 적정 수준의 임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할 것, ^치매치료 및 요양은 국가에서 책임져준다는 인식하에 관련 예산을 대폭 확충할 것 등 노인 복지 관련 내용도 포함됐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치매를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치매 국가책임제’를 중점 사업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청년 취창업 관련 내용도 포함됐다. 여당은 ^중소기업 근로 청년들의 낮은 소득을 보전해주기 위해 중소기업 근로 청년에 대한 자산형성공제 사업의 지원금액을 대폭 확대해줄 것, ^창업 실패자의 재기 및 재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재기지원 삼세번펀드’를 신설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는 중소기업에서 오래 근무하는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도와주기 위해 청년내일채움공제 제도를 시행중이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청년 본인이 2년간 매월 12만5000원씩 약 300만 원을 적립하고, 정부와 기업이 같은 기간 각각 600만원과 300만 원을 적립해 근로자가 2년간 근속했을 경우 1200만 원의 목돈을 쥘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난해 7월 제도 시행 이후 지난 3월까지 9개월간 1만3838명의 청년이 여기에 참여했다. 여당이 이 사업 지원금액 확대를 요구한 만큼 청년들이 손에 쥘 수 있는 지원금의 액수가 지금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하수도·재해위험지구 정비 등 소규모 지역일자리 사업을 대폭 반영하여 서민들의 일자리를 확대할 것, ^구의역 사고와 같은 비극을 방지하기 위해 스크린도어 안전보호벽을 개선을 지원할 것 등의 내용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위 사항들을 이번 추경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며 “향후 국회 심의과정에서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해달라”고 여당에 요청했다. 한편 기재부는 “이번 일자리 추경으로 지방에도 상당액의 교부금이 교부된다. 교부금의 구체적 집행권한은 지방정부 장에게 있지만, 지방정부도 일자리 추경의 취지를 살려 교부금을 ‘지역 일자리 창출’에 사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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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당정협의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열린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우원식 원내대표와 김태년 정책위의장, 백재현 국회 예산결산특위 위원장, 박홍근 원내 수석부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춘섭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등이 참석했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과 정태호 정책기획비서관 등 청와대 인사들도 참석해 당정간 협의 내용을 참관했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정 협의 후 가진 브리핑에서 “추경 규모는 11조원대가 될 것으로 보이며, 국채 발행 없이 재원을 조달할 예정”이라며 “1조1000억원 정도의 세계잉여금과 나머지 추가 세수분, 기금 등으로 편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범위 안에서 사업을 조정할 예정이며 당의 요구가 있어도 전체 추경 규모가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재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재원이) 국채 발행이 아니라 순수 세수, 금년 초과 세수로 추경을 하기 때문에 국민 부담이 적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추경이 일자리 문제 해결의 마중물이 되도록 하겠다. 4대강 사업처럼 토목공사로 혈세 낭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 일자리를 만들고 민간으로 확산해 사람 중심 경제로 전환하는 새 성장동력 창출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이번 추경은 적자 국채를 발행할 필요 없이 예상 세입을 활용해 하도록 하겠다. 재정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고, 어찌 보면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추경은 항상 타이밍이 중요해 실현 가능한 것들을 해야 한다. 목표대로 집행돼서 추경 되도록 편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다음 달 7일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야3당이 “국민 세금으로 공무원 일자리를 늘리는 내용의 추경에는 반대한다”며 공조를 선언해 국회 통과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세종=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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