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은 성사희박…각당 준비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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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도입되는 TV유세가 내주인 12월2일부터 10일간 실시된다.
각 후보들은 TV가 유권자들에게 미칠 영향력이 심대하며 선거 후반의 대세를 가름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수도 있다는 점에서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함께 큰 관심을 모으고있는 후보들의 TV토론 또는대담은 각후보들간에 토론방식·주제·절차등에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고 각자의 유세 일정에 얽매여 현상태론 성사 가능성이 거의 희박한 실정이다.
◇TV연설준비=각 후보들은 빡빡한 유세일정 중에도 틈틈이짬을 내 TV유세 실습에 한창이다.
표정관리와 발음연습은 물론분장·의상까지 세심히 신경을쓰고 있으며 연설내용도 수정·보완을 거듭하고 있다.
민정당은 노태우후보가 대화스타일의 차분한 연설에 더 어울린다고 보고 그러한 특징을최대한 살려 안방 유권자들에게안정감을 주는 동시에「편안한보통사람」의 이미지를 극대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미 구성된 TV전문팀이 그동안노후보의 분장·의상선택·제스처등을 개발해 보다 자연스럽게 보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연설내용은 주어진 5회 모두분야별로 테마를 달리 하되 전반적으론 안정속의 민주발전과경제발전을 강조하면서 야권의 수권능력 부족을 지적할 계획이다.
상대방 인신공격은 자칫 감표요인이 된다고 보고 미래 지향적 청사진 제시에 주력하지만상대의 태도에 따라 찬조연사의TV유세에서 되받는다는 작전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이한기전종리, 이종찬의원, 연예인 신구·심철호씨등 찬조연사를 야측의 공세 정도에 따라 교체, 다른 연사를내보낼 준비도 하고 있다.
민주당은 김영우우보의 얼굴모습이 거부감을 주지않고 오히려 친근감을 안겨준다고 보고 있으나『약한 인상을 풍긴다』
『가끔 짜증내는 표정이 나타난다』는 주위의 지적에 따라이의 보완에 주력하고 있다.
신문방송학 전공 교수와 방송국 PD출신등이 중심이 된 10여명의 TV전담반이 표정관리. 제스처와 특유의 사투리 교정에힘쓰고 있다는 후문이다.
연설내용은 역시 5회 모두주제를 달리 해 지금까지 선거쟁점으로 부각시켜 큰 성과를거두었다고 보는「군정종식」을강조하면서 현정권의 비정과 개혁 속의 안정및 민주발전을 적절히 조화시킬 방침이다.
찬조연사로는 TV탤런트 박규채씨등을 선정한데 이어 12·12사태를 막판에 극적으로 쟁점화하기 위해 정승화씨의 12욀12일 출연도 검토중이다.
평민당은 김대중후보의 식견과 달변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러나 김후보의 이미지가 다소 경성으로 비치고 톤이 높아 편안감을 안겨주지 못한다는 일부 지적도 있어 그 보완에 주력하고 있다.
조세형씨가 위원장으로 있는선전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온화한 이미지 연출과 대화체 연설등을 오래전부터 연습해 왔다.
연설내용은 화합과 안정에 중점을 두어『피해 당사자만이 보복없는 화해당사자가 될수있다』는 논리로 혼란없는 민주발전을 시킬수 있는 유일한 적임자임을 강조할 예정이다. 자신의통일·경제등 정책도 밝힌다.
연설원은 발표한 인사 외에 감춰둔 인사도 있다는데, 김후보의 진면목을 강조하고 타후보와의 구체적 비교로 인물을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공화당은 김종필후보가 무게있고 차분한 인상에 정제된 이론등으로 TV유세에선 누구보다 강점이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지난 24일 첫 연습때 김후보는 TV전담반의 의상·분장·제스처등 주문에『나 자신 있는 그대로를 꾸밈없이 보여주겠다』며 거절했을 정도로 본인 스스로도 자신하고 있다.
연설내용은△5·16및 유신에대한 20~30대 젊은층의 인식교정△김후보의 집권경험과 국가경영능력, 철학의 홍보△상대방 후보의 약점 부각에 모아질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하고있다.공화당은 JP의 TV연설로 상승의 계기를 잡는다고할 정도로 기대가 크다.
◇TV토론=민정당측은 4후보가 모두 참석하는 토론은 1대3의 싸움이 될수밖에 없다며 1대1방식으로 세차례 진행을 고집하고 있는 반면 야당 후보들은 4후보가 모두 참석하는 방식을 원해 엇갈려 있다.
야당측은 1대1방식이 될 경우 야당후보끼리도 대결해야하는데다 야당끼리의 토론을 피할 경우 노후보만 세차례 나와「노후보만 도와주는 격」이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보별로는 김종필후보측이 여러차례 TV토론을 제의하는등가장 걱극척이며 노후보와 김대중후보가『언제든지 응할 용의가 있다』는 태도인 반면 김영삼후보측이 소극적이다.
노후보측은 관훈토론회등을 통해 토론에 자신감을 얻은 눈치고 김대중후보 역시 말에는자신이 있다는 태도다.
김영삼후보측은『공정보도가 되지 않는 풍토에서의 TV토론은 무의미하다』고 거부의 뜻을 밝히고 있으나 역시「말솜씨」가 켕기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토론방식에 합의한다해도 이같은 내부적 위험 부담감이 작용하는데다 빡빡한 유세일정상시간내기가 힘든 현실적 어려움이 있고 토론주제등에서도 이견을 보일게 뻔해 현재로선 기대하기 어렵게 돼있다. <허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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